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 자료=한경DB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 자료=한경DB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대장 아파트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아리팍)에서 신고가 거래가 또 나왔다.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집값은 주춤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지만, 강남 일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간간이 나오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21일 46억6000만원(8층)에 매매됐다. 지난해 11월 45억원(11층) 거래와 비교하면 2개월 만에 1억6000만원이 뛰면서 동일면적 신고가를 경신하게 됐다.

앞서 전용면적 129㎡도 61억원(36층)에 신고가를 찍은 바 있다. 지난달 21일 실거래 됐는데, 지난해 11월 60억2000만원(34층)과 비교하면 8000만원 오르게 됐다.

이번 신고가 거래는 반포동 일대에서 일찌감치 알려졌다. 정상거래로 전해지면서 같은 면적의 매물호가들이 일부 조정되기도 했다. 그러더니 신고거래일 한 달을 꽉 채우고 실거래가가 공개됐다. 반포동의 A공인중개사는 "소문은 계속 있었지만, 최근 시장이 관망세다보니 다들 지켜보자는 분위기였다"면서 "대장 아파트의 상승거래가 계속 나오고 있으니, 호가가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네이버를 비롯한 주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한강조망이 나오는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 84㎡의 호가는 47억~48억원에 이른다. 한강조망이 덜 나오는 저층이라도 40억원대를 호가한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소문만 무성했는데…반포 '아리팍' 46.6억 신고가 찍었다
부동산 시장은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 대선정국 등에 따라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외곽을 비롯한 대부분의 아파트 거래가 보합 내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강남권 아파트들은 신고가가 터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강남권 신고가 거래는 시장의 흐름과 별개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부자들은 대출 규제와 상관없이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다"며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거래가 성사되는 것이지, 주변 시세나 이전 거래가와의 비교 등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서도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 주요 아파트들은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 신반포팰리스'는 전용 84㎡가 31억6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6개월 전보다 1억3000만원 올랐다.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에서는 전용 84㎡가 33억9983만원에 거래됐는데, 4개월 전보다 1억원 이상 올랐다. 전용 100㎡는 40억1430만원(20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강남의 대형 주상복합 아파트들에서도 모처럼의 거래와 함께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삼성동 아이파크는 6층의 전용 156㎡(약 59평)가 47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고,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전용 163㎡(약 63평)은 42층이 42억원에 팔리면서 3개월 전보다 3억원 가까이 올랐다.

한편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급감하고 있으며, 매매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1월 997건으로 작년 1월 거래량(5775건)에 비해 82% 줄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주택가격전망지수는 97로 전달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작년 9월 이후 이달까지 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주택심리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돈 건 2020년 5월(96) 후 1년 9개월 만이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3으로, 지난해 12월의 108.1보다 2.8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4월(97.9)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