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내 스타일 옷'...우리가 찾아드려요 [실리콘밸리의 진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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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 없이 검색하는 ‘스타일 필터’로 세계 두드리는 홍지원 예스플리즈 대표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에서 옷을 고르는 일은 시간이 오래 걸리게 마련이다.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때로는 그다지 취향이 아닌 옷들 사이에서 하염 없이 클릭과 로딩을 반복하며 ‘내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 답답하다. 넘겨봐야 할 페이지 수는 왜 이리 많으며, 바로 다음 페이지에 적당한 가격대에 딱 내가 찾는 그 옷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왜 매번 실패하는 걸까?
스타트업 예스플리즈(YesPlz)가 해결하려던 소비자들의 애로사항(pain point)은 이 지점이었다. 홍지원 예스플리즈 대표(사진)는 “온라인으로 옷을 고를 때 검색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자신이 생각하는 실루엣에 대한 명칭이 통일되어 있지 않고, 검색어를 잘 넣는다 해도 해당 옷이 그런 검색어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허리가 조금 넉넉한 옷, 엉덩이를 덮는 옷, 이런 것은 명확하게 검색어를 넣기가 어려워요. 결국 페이지를 수없이 넘기며 하나하나 사진을 살피는 데 시간을 많이 쓰게 되죠.”
홍 대표가 떠올린 아이디어는 ‘스타일 필터’다. 쇼핑몰에 떠 있는 마네킹 그림 위에 목 부위는 보트넥 스타일로, 허리는 좀 넉넉하게, 길이는 조금 긴 듯이, 이렇게 각 부위에 대고 클릭하며 조정을 하면 대략 원하는 그림이 나온다. 적용하라고 하면 곧 그 결과에 맞는 사진 중심으로 검색 결과가 정렬된다. 소비자는 온갖 검색어를 이리 저리 넣어보며 씨름을 할 필요가 없다. 말로 설명하면 조금 난해하지만, 몇 번만 클릭하면 금세 이해 가능하다. 막상 보고 나면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이렇게 쉬운 생각을 왜 아무도 못 했을까?’ 여기게 될 정도다. 하지만 스타일 필터라는 마네킹 형태로 상호작용(인터랙티브)을 통해 원하는 실루엣을 찾는 방식은 그가 특허(한국특허, 미국은 출원 중)를 갖고 있는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였다.
“쇼핑몰 검색을 할 때 검색어를 여러 가지 넣어도 원하는 것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옷의 종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라고 홍 대표는 설명했다. “운영자 관점에서 보면 대형 회사는 하루에 수천 가지의 새 제품이 들어옵니다. 옷을 색깔별로 종류별로 분류하기만 하는 것도 이미 벅찬데, 여기에 적합한 태그를 찾아서 일일이 붙여 넣는 건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고 힘 빠지는 일이거든요.”
쇼핑몰 운영자나 의류 생산업체 관점에서는 시시각각 바뀌는 패션 트렌드에 맞춰 계속 옷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업무다. 해당 상품에 태그를 잔뜩 달아서 검색이 되게 하는 일을 사람이 하려면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태그 가이드라인을 준다 해도 사람마다 그 상품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명칭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흔히 ‘카라 티’라고 하는 것은 ‘피케 셔츠’ 혹은 ‘피케 티’ 등 다양한 이름이 있고요. 몸에 덜 붙는 스타일, 다소 짧은 듯한 느낌, 이런 건 더 어렵죠.” 기존의 모든 쇼핑몰에서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이다. 결국 공급자의 애로사항이 소비자의 애로사항이 되는 배경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라면 말로 설명해보려 하겠지만, 온라인 매장에선 쉽지 않다. 이미지를 언어화 하기 어려워 나타나는 소통 장벽이다. 이 부분을 해결하려면 사진 이미지에 적당한 이름을 자동으로 붙여넣을 수 있는 기능(이미지 태깅)이 필요하다. 이미지 인식과 태깅에는 이미 여러 경쟁업체들이 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자신의 검색 엔진이 그 중에서도 상당히 강력한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인공지능(AI)은 기계에게 학습을 시키는 것인데, 비유하자면 지금까지 1만장의 이미지를 학습시켜야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었다면 우리 엔진은 4000장 만으로도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 스스로는 개발자가 아니다. 하지만 강력한 브레인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의 배우자인 조석재 CTO(기술최고책임자)다. 조 CTO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일하던 엔지니어였는데, 머신러닝 알고리즘 개발을 비롯해 아내의 창업 전 과정을 기술적으로 지원했다. 홍 대표는 “무려 1년 동안 읍소하다시피 해서 회사 CTO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아내는 창업을 하고 싶었고 남편은 창업에 필요한 기술력을 갖춘 만큼 팀워크가 잘 맞았다.
2017년 그는 다양한 음식 소스(양념)를 추천해 주는 ‘50ml’라는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집에서 발사믹소스나 칠리소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제품을 가져다가 쇼피파(Shopify)이라는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에서 검색엔진을 조금 붙여서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쓰라렸다. “부끄럽지만, 시간을 정말 쓸 데 없는 데 낭비했죠. 제품 사진을 200장씩 찍어서 예쁘게 전시하는 것 같은 일요. 사람들이 원하는 경험은 그게 아니었어요.”
그는 이 시절을 “스타트업 놀이에 빠져 있었다”고 돌이켰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원칙을 놓쳤어요. 그래서 두 번째 창업에서는 유사한 접근을 하되 훨씬 시장이 큰 옷을 노리기로 했습니다.”
두 사업 아이템의 공통점은 ‘추천’이다. 소비자가 원하긴 하는데 정확히 무엇인지,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상품을 선별해서 제안하는 일이다. 홍 대표는 “(좋은) 추천은 굉장히 (검색의)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강조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옷의 기준이나 스포티하다, 섹시하다의 기준은 다 달라요. 사실은 배를 가리고 싶거나, 엉덩이가 커서 길이가 꼭 엉덩이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는 등의 보이지 않는 기준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이름 붙여 나오는 검색 결과는 그 사람에겐 충분하지 않죠.”
여기에 조 CTO의 머신러닝 기술이 결합됐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말로 표현하지 말고 그림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하고, 그 그림에 걸맞는 이미지를 정확히 골라내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다.
심기일전하여 시작했으나 ‘폭망’으로 끝난 첫 창업과 달리 두 번째 창업은 홍 대표의 생각보다 빠르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홍 대표는 “그림판(윈도우에서 설치해주는 저사양 프로그램)으로 대충 그린 그림으로 설명을 하는데도 고객이 모였다”고 했다. “Y컴비네이터에서 멘토링을 받을 때, 잠재고객들에게 무작정 이메일을 보내서 조언을 받는 미팅을 잡으라기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70명에게 메일을 전송했는데 16명이나 (긍정적인) 답변을 주어 깜짝 놀랐다”고 그는 돌이켰다.
창업 2년차에 한국 VC인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의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어 의류 브랜드를많이 거느리고 있는 코오롱F&C가 그를 눈여겨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이그나이트엑셀러레이트, 의류 쇼핑몰 레이틀리(Lately)가 추가로 들어왔다. 올 연말부터 내년 초에는 시리즈 A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처음에는 규모가 작은 쇼핑몰은 이런 엔진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으리라고 여겼는데 막상 반응을 보니 장사가 되기만 한다면 돈은 얼마든지 지불할 수 있다는 고객들이 많았습니다.”
데이터가 이를 입증한다. 그는 “스타일 필터를 적용한 쇼핑몰들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10~15%에 달했습니다. 결제 단계에서 매출도 올랐고 장바구니에도 더 많은 옷을 담는 경향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종전에는 판매율이 낮았던 상품들이 주목을 받고 팔리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홍 대표는 예스플리즈를 ‘필터계의 최고 강자’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머신러닝의 구동 방식을 좀 더 빠르고 다양하게 강화하고, 필터 결과를 개인화하는 것, 고객사의 목표에 맞는 맞춤형 엔진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 “보다 많은 쇼핑몰에서 예스플리즈의 스타일 필터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실리콘밸리(미국)=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스타트업 예스플리즈(YesPlz)가 해결하려던 소비자들의 애로사항(pain point)은 이 지점이었다. 홍지원 예스플리즈 대표(사진)는 “온라인으로 옷을 고를 때 검색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자신이 생각하는 실루엣에 대한 명칭이 통일되어 있지 않고, 검색어를 잘 넣는다 해도 해당 옷이 그런 검색어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허리가 조금 넉넉한 옷, 엉덩이를 덮는 옷, 이런 것은 명확하게 검색어를 넣기가 어려워요. 결국 페이지를 수없이 넘기며 하나하나 사진을 살피는 데 시간을 많이 쓰게 되죠.”
홍 대표가 떠올린 아이디어는 ‘스타일 필터’다. 쇼핑몰에 떠 있는 마네킹 그림 위에 목 부위는 보트넥 스타일로, 허리는 좀 넉넉하게, 길이는 조금 긴 듯이, 이렇게 각 부위에 대고 클릭하며 조정을 하면 대략 원하는 그림이 나온다. 적용하라고 하면 곧 그 결과에 맞는 사진 중심으로 검색 결과가 정렬된다. 소비자는 온갖 검색어를 이리 저리 넣어보며 씨름을 할 필요가 없다. 말로 설명하면 조금 난해하지만, 몇 번만 클릭하면 금세 이해 가능하다. 막상 보고 나면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이렇게 쉬운 생각을 왜 아무도 못 했을까?’ 여기게 될 정도다. 하지만 스타일 필터라는 마네킹 형태로 상호작용(인터랙티브)을 통해 원하는 실루엣을 찾는 방식은 그가 특허(한국특허, 미국은 출원 중)를 갖고 있는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였다.
◆“뭘로 검색해야 하나” 고민 해결
그러나 이 작은 아이디어 뒤에는 적지 않은 내공이 숨어 있다. 예스플리즈의 스타일 필터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으로 이미지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쇼핑몰 검색을 할 때 검색어를 여러 가지 넣어도 원하는 것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옷의 종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라고 홍 대표는 설명했다. “운영자 관점에서 보면 대형 회사는 하루에 수천 가지의 새 제품이 들어옵니다. 옷을 색깔별로 종류별로 분류하기만 하는 것도 이미 벅찬데, 여기에 적합한 태그를 찾아서 일일이 붙여 넣는 건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고 힘 빠지는 일이거든요.”
쇼핑몰 운영자나 의류 생산업체 관점에서는 시시각각 바뀌는 패션 트렌드에 맞춰 계속 옷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업무다. 해당 상품에 태그를 잔뜩 달아서 검색이 되게 하는 일을 사람이 하려면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태그 가이드라인을 준다 해도 사람마다 그 상품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명칭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흔히 ‘카라 티’라고 하는 것은 ‘피케 셔츠’ 혹은 ‘피케 티’ 등 다양한 이름이 있고요. 몸에 덜 붙는 스타일, 다소 짧은 듯한 느낌, 이런 건 더 어렵죠.” 기존의 모든 쇼핑몰에서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이다. 결국 공급자의 애로사항이 소비자의 애로사항이 되는 배경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라면 말로 설명해보려 하겠지만, 온라인 매장에선 쉽지 않다. 이미지를 언어화 하기 어려워 나타나는 소통 장벽이다. 이 부분을 해결하려면 사진 이미지에 적당한 이름을 자동으로 붙여넣을 수 있는 기능(이미지 태깅)이 필요하다. 이미지 인식과 태깅에는 이미 여러 경쟁업체들이 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자신의 검색 엔진이 그 중에서도 상당히 강력한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인공지능(AI)은 기계에게 학습을 시키는 것인데, 비유하자면 지금까지 1만장의 이미지를 학습시켜야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었다면 우리 엔진은 4000장 만으로도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 스스로는 개발자가 아니다. 하지만 강력한 브레인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의 배우자인 조석재 CTO(기술최고책임자)다. 조 CTO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일하던 엔지니어였는데, 머신러닝 알고리즘 개발을 비롯해 아내의 창업 전 과정을 기술적으로 지원했다. 홍 대표는 “무려 1년 동안 읍소하다시피 해서 회사 CTO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아내는 창업을 하고 싶었고 남편은 창업에 필요한 기술력을 갖춘 만큼 팀워크가 잘 맞았다.
◆첫 사업 폭망에서 큰 교훈..두 번째서 ‘대박’
홍 대표는 삼성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를 오랫동안 맡았다. 고교 때 가족과 함께 미국에 왔던 그는 한국에 돌아가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소니뮤직코리아를 거쳐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2007년부터 7년간 미국 주재원으로서 스마트TV를 초창기부터 담당했다. “삼성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스마트TV에서 추천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엔지니어도 많고 데이터도 돈 주고 사는데 추천 결과가 마음에 차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죠.” 이번이 첫 번째 창업은 아니다. “첫 번째 사업은 ‘폭망’했어요. 주재원으로 실리콘밸리에 와서 이곳 생태계를 보다 보니 ‘나도 당장 창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갈수록 커져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몇 달만 해보고 안 되면 깨끗이 접겠다’고 남편에게 큰소리치고 회사를 시작했어요.”2017년 그는 다양한 음식 소스(양념)를 추천해 주는 ‘50ml’라는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집에서 발사믹소스나 칠리소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제품을 가져다가 쇼피파(Shopify)이라는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에서 검색엔진을 조금 붙여서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쓰라렸다. “부끄럽지만, 시간을 정말 쓸 데 없는 데 낭비했죠. 제품 사진을 200장씩 찍어서 예쁘게 전시하는 것 같은 일요. 사람들이 원하는 경험은 그게 아니었어요.”
그는 이 시절을 “스타트업 놀이에 빠져 있었다”고 돌이켰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원칙을 놓쳤어요. 그래서 두 번째 창업에서는 유사한 접근을 하되 훨씬 시장이 큰 옷을 노리기로 했습니다.”
두 사업 아이템의 공통점은 ‘추천’이다. 소비자가 원하긴 하는데 정확히 무엇인지,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상품을 선별해서 제안하는 일이다. 홍 대표는 “(좋은) 추천은 굉장히 (검색의)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강조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옷의 기준이나 스포티하다, 섹시하다의 기준은 다 달라요. 사실은 배를 가리고 싶거나, 엉덩이가 커서 길이가 꼭 엉덩이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는 등의 보이지 않는 기준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이름 붙여 나오는 검색 결과는 그 사람에겐 충분하지 않죠.”
여기에 조 CTO의 머신러닝 기술이 결합됐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말로 표현하지 말고 그림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하고, 그 그림에 걸맞는 이미지를 정확히 골라내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다.
심기일전하여 시작했으나 ‘폭망’으로 끝난 첫 창업과 달리 두 번째 창업은 홍 대표의 생각보다 빠르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홍 대표는 “그림판(윈도우에서 설치해주는 저사양 프로그램)으로 대충 그린 그림으로 설명을 하는데도 고객이 모였다”고 했다. “Y컴비네이터에서 멘토링을 받을 때, 잠재고객들에게 무작정 이메일을 보내서 조언을 받는 미팅을 잡으라기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70명에게 메일을 전송했는데 16명이나 (긍정적인) 답변을 주어 깜짝 놀랐다”고 그는 돌이켰다.
창업 2년차에 한국 VC인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의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어 의류 브랜드를많이 거느리고 있는 코오롱F&C가 그를 눈여겨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이그나이트엑셀러레이트, 의류 쇼핑몰 레이틀리(Lately)가 추가로 들어왔다. 올 연말부터 내년 초에는 시리즈 A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쇼핑몰 매출 10~15% 증가.. 안 팔리던 옷도 팔려
예스플리즈의 사업 모델은 이 검색엔진(비주얼필터)를 기업에게(B2B) 판매하는 것이다. 코오롱F&C나 레이틀리와 같이 이미 대형 쇼핑몰을 운영하는 회사들이 1차 타깃이다. 간단한 버전의 엔진을 소규모 쇼핑몰에 파는 것도 병행하고 있다. 쇼퍼파이 등에 입점한 소규모 쇼핑몰의 경우 일종의 구독 모델처럼 업체가 보유한 재고 수준에 따라 월 100~1000달러를 받는다.“처음에는 규모가 작은 쇼핑몰은 이런 엔진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으리라고 여겼는데 막상 반응을 보니 장사가 되기만 한다면 돈은 얼마든지 지불할 수 있다는 고객들이 많았습니다.”
데이터가 이를 입증한다. 그는 “스타일 필터를 적용한 쇼핑몰들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10~15%에 달했습니다. 결제 단계에서 매출도 올랐고 장바구니에도 더 많은 옷을 담는 경향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종전에는 판매율이 낮았던 상품들이 주목을 받고 팔리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홍 대표는 예스플리즈를 ‘필터계의 최고 강자’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머신러닝의 구동 방식을 좀 더 빠르고 다양하게 강화하고, 필터 결과를 개인화하는 것, 고객사의 목표에 맞는 맞춤형 엔진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 “보다 많은 쇼핑몰에서 예스플리즈의 스타일 필터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실리콘밸리(미국)=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