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식품 등 중국내 점유율 하락…코트라 "경쟁력 높여야"
韓제품 中수출 역대 최대지만 성장세 주춤…주력 소비재 입지 약화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주력 품목의 중국 시장 내 입지가 약화되고 있어 경쟁력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물품의 액수는 총 2천136억달러(약 254조7천억원)로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3년 만에 다시 2천억달러를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중국의 한국산 수입은 소비재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졌다.

지난해 한국산 소비재 수입 중 수입 규모가 1천만달러 이상인 품목은 총 61개로 전년의 59개보다 2개 늘었다.

이 가운데 18개 품목은 5천만달러를 상회했으며, 1∼6위 품목은 1억달러를 넘었다.

1위 품목인 한국산 기초 화장품(스킨케어 용품·마스크 팩 등)은 작년 수입액이 전년 대비 19.4% 증가한 37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산 세안용 클렌징폼·손소독제 수입액은 3억6천만달러로 전년보다 185.2% 늘어 2위에 올랐다.

아울러 식품류의 수입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한국산 무알콜 음료(야채·과일주스 제외) 수입액은 47.5% 증가한 1억6천만달러를 기록하며 3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인스턴트 면(라면 등)과 기타 식품(이유식·식사 대용식품 등)의 수입액 역시 0.6%, 40.2%씩 늘었다.

이외에 광택제(37.9%↑), 세탁액·주방세제 등 기타 표면 활성제(77.7%↑)를 포함한 한국산 생활용품 수입액도 일제히 증가했다.

가방(119.2%↑), 모자(114.0%↑) 등을 중심으로 한국산 의류 수입도 크게 확대됐다.

韓제품 中수출 역대 최대지만 성장세 주춤…주력 소비재 입지 약화
문제는 한국산 수입 증가율이나 점유율 등의 측면에서 'K-소비재'의 중국 수입시장 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초화장품의 경우 한국산은 중국 수입시장에서 일본, 프랑스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1위인 일본과는 5.5%포인트(p)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보였다.

또한 중국의 손 소독제·세정제 수입이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산 수입 증가율은 평균치를 하회했으며, 1위인 일본산과는 점유율 격차가 17%p에 달했다.

6위 품목인 영유아 분유는 중국의 출생아 수 감소로 최근 수년간 한국산 수입이 답보 상태다.

중국 출생아 수가 3년새 460만명 줄어 향후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산 라면은 중국 수입시장에서 64.3%의 점유율로 절대적 우위를 자랑하고 있으나 수입 증가율은 1%를 밑돈다.

중국 커피시장의 고급화에 따라 커피 수입선도 수입단가가 더 높은 일본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추세다.

세정제 역시 절대적 1위를 자랑하는 일본산과 20%p에 가까운 점유율 격차를 나타냈다.

의류의 경우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저가 시장에서는 베트남 등에 뒤처진다.

코트라는 "중국의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으나 일상 정상화로 화장품, 사치품, 의류, 세정제 등의 수입 수요는 올해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상품은 우수한 품질, 세련된 디자인 등으로 중국 소비자의 인정을 받지만 시장 내 위치가 애매하고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평도 있다"면서 "획기적인 차별화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디지털 플랫폼과 콘텐츠를 활용해 수출동력을 꾸준히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