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젠테이션 기법 배우려 회사원·정치인·학생 몰려
"정부 부처 공무원·경찰 등 스피치 능력·PT 위탁 교육도"
'지금은 표현의 시대' 면접·승진 앞두고 스피치학원 찾는다
"취업 면접을 준비하거나 자기 계발에 나선 학생, 승진 시기가 다가온 공무원, 선거를 앞둔 정치인 등 다양한 분야의 수강생들이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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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지역 학원가에 따르면 최근 취업 등에 대비한 각종 면접 요령과 프레젠테이션(PT) 기법, 미디어 대응 능력, 워킹 등을 배우려는 사람들로 스피치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과거에는 아나운서·승무원 취업준비생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이 확산·정착하면서 일반 기업 입사를 노리는 취업준비생, 발표·토론 능력을 기르려는 중·고교생, 표현력·전달력·설득력을 키우려는 정치인·공무원들로 폭이 넓어지고 있다.

오는 3월 입학을 앞둔 예비 고교생 김모(17) 군도 최근 스피치학원을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다.

대입 학생부 전형에서 고교 동아리 활동이 중요해지면서 김군도 평소 관심을 가졌던 방송·토론 동아리에 가입하기 전 기본 소양을 갖추기 위해서다.

김군은 "방송반이나 청소년기자단에서 활동하고 싶은 생각 때문에 학원을 찾아보는 중"이라며 "대학입시 때뿐만 아니라 발표, 토론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꼭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시로 이전한 일부 정부 부처들은 공직자들의 스피치·PT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위탁하고 있다.

공직자들이 정확한 발성·발음으로 체계적으로 말하는 자기 표현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세종시 내 한 학원에서는 공무원 100여 명이 교육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지방경찰청에서도 총경급 등 간부 이상을 대상으로 스피치·인터뷰를 포함한 미디어 대응 능력과 PT 활용법 등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기도 했다.

대전에서 일선 경찰서장을 수차례 역임한 정기룡(66) 씨의 경우는 2012년 12월 말 55세 나이로 은퇴했으나, 스피치학원을 다니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게 '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제2 인생을 설계한 사례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십분 살려 중앙경찰학교와 경찰인재개발원 등에서 전문적인 은퇴 설계 강사로 활동 중이다.

현재 대전에서는 동부 3개, 서부 4개 등 모두 7개 학원이, 세종에서는 2개 학원이 수강생을 맞고 있으나 학원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세종 제이스피치아카데미 김윤정 대표는 "지금은 묵묵히 일과 공부만 한다고 알아주는 게 아닌 자기표현의 시대"라며 "개인 컨설팅을 통해 자기가 가진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도 일대일 컨설팅을 받았고, 특히 여성들은 외모와 내적 미모 등 본인 개성에 맞춰 스피치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토론·조정·브리핑 능력을 검증받아야 하는 고위 공무원단에 입성하려는 공무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