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의 채권시장 view]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이유
올 2월 들어 국내외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2월 18일 국고3년은 연 2.32%, 10년은 연 2.73%를 기록해 1월 말 대비 3년, 10년 금리는 13bp(1bp=0.01%포인트), 14bp 올랐다.

미국10년 금리도 연 1.97%로 전월 말 대비 19bp 급등했다. 금리 급등의 기본적인 원인은 예상보다 높아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다. 2월 초 발표된 미국 1월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5.7%를 기록해 지난 4개월 평균(5%)를 크게 웃돌았다. 임금이 광범위하게 높아지면서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씩 5~7회 인상해야 할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월 미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는 전년대비 7.5%, 9.7% 상승했다. 예상을 크게 웃돈 1월 물가가 특히 우려되는 이유가 있다. 1월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형성되면 그 해 전체적인 물가전망 상향조정이 불가피하고, 하반기에도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 내외, 핵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소비자물가도 연간 3% 내외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와는 거리가 있고, 장기간 높은 물가상승이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착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미국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서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인상할 수 있을까. 물가를 감안한 실질 기준금리(미국 기준금리–핵심 소비자물가 물가상승률)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18년 금리인상 경우에선 실질 기준금리가 0% 내외를 기록한 시점에서 인상 기조가 종료됐다.

미국은 2017년 25bp씩 3번, 2018년 4번의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2018년 12월 기준금리를 2.25%까지 인상한 후 인상 기조가 종료됐다. 당시 미 핵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2.3%였다.

현재 물가를 감안한 미 실질금리는 -5%대에 이른다. 올해 미 핵심 소비자물가는 5%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내년 물가상승률이 3%로 둔화될 것이란 전제 하에 기준금리를 2.50%까지 인상한다면 실질 기준금리는 -0.5%를 기록하게 된다.

만약 내년 미 물가상승률이 3%대로 안정되지 못하고 4% 이상에 머문다면 기준금리는 2.50%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물가가 내년에 안정된다는 전제 하에서 최종적인 미 기준금리는 내년 상반기 중 2.50%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2월 24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수정경제전망을 함께 발표하는데 국내 실질 GDP 전망은 올해와 내년 각각 3.0%, 2.5%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0%에서 2.8%로, 내년 1.7%에서 2.0%로 상향될 전망이다. 기준금리는 연 1.25%로 동결하고 1~2명의 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최근 높아진 국내외 인플레이션 여건을 고려하면 이번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로 인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통령 선거 이후 신임 한은 총재 결정까지 공백이 생길 수 있고, 대선 후에는 신정부의 정책방향이 확인되기까지 상대적으로 신중한 통화정책이 요구될 수 있기 때문에 총재의 임기 내 마지막 회의인 2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높아진 국내외 물가상승률과 잠재성장을 웃도는 국내 성장률을 고려해 올해 말 한은 기준금리는 연 2.0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행이 추정하는 적정 중립기준금리는 연 2.25~2.50%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