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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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 이뤄진 시기에 해당 주식으로 9억원 이상을 벌여들였다는 보도와 관련해 “개미투자자 피를 빨아 수억을 착복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후보가 그간 4000만원 정도 손해를 봤다고 해명한 사실은 역시나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전날 SBS가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 이뤄진 시기(2010년 10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주식을 수십차례에 걸쳐 매수·매도해 이 기간 9억원대 차익을 봤다는 의혹을 보도한 데 따른 반응이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신한은행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 사고판 게 며칠에 불과하고 수천만 원 손해보고 팔았다"고 해명한 적 있다. 하지만 지난 21일 TV토론에서 해당 의혹이 쟁점이 되자 윤 후보는 “손해 본 것도 있고, 좀 번 것도 있고 하니 정확히 순수익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백혜련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의심 시기인 2010년부터 2011년 초 사이 수십 차례의 주식 거래를 통해 9억 원대 차익을 올렸다"며 "이 기간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작전 기간으로 인위적 매집을 통한 주가 부양 시기와 상당 부분 겹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건희 씨가 주가 조작으로 개미들의 고혈을 짜내서 9억 원의 이익을 실현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라디오에서 "결국 주식이란 것은 어느 시점에 매도해서 최종수익률이 얼마냐를 봐야 되는데, 어느 시점을 잡아서 그때 이익이 얼마였다고 얘기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고 김씨를 옹호했다. 또 '김씨가 9억원 대 차익을 남겼다'는 전날 SBS 보도에 관해서도 "투자 액수가 많다 보면 몇 억 대 수익이 잡힐 수 있다"고 두둔했다.

금융업계 출신인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 발언 뒤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는 '손실인지 수익인지를 봐야 한다'고 했는데, 궤변"이라며 "시세조종은 행위 자체가 범죄"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2010년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 안 했다고 말했다가 다른 계좌 3~ 4개가 드러났다"며 "동일한 종목, 상당히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서너개 계좌로 나눴다는 것은 계좌로 시세조종을 할 때 쓰는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흔한 주가조작 수법에 대해 "다양한 계좌에서 다양한 증권사에서 조금씩 사모으면 '여긴 거래가 활발한 주식이구나' 그런 주가 모양을 만든다"며 "팔 때도 여러 가지로 쪼개 나눠 판다"라고 덧붙였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