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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선거 직전 청년희망적금을 둘러싼 황당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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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10% 가까운 금리 효과를 보장하는 청년희망적금을 둘러싼 혼선이 가관이다. 예산을 동원하는 정부 사업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 예측부터 가입 준비, 사후 대응까지의 과정이 다 허술하다. 선거 와중에 나온, 표를 노린 선심 정책의 또 다른 단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집도,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저소득 청년을 위해 정부가 목돈 마련 기회를 주겠다는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럴 때에도 기본 원리와 원칙에 맞게 가야 한다. 청년희망적금은 비과세 혜택과 저축장려금을 통한 높은 금리효과 때문에 출시 전부터 유망 저축상품으로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가입 조건이 ‘만 19~34세, 연 소득 3600만원 이하 취업자’다. 요건이 맞는 희망자에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겠지만, 정작 이런 지원형 상품이 필요한 무직이나 구직자에겐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이런 종류의 선심책이 늘 그렇듯이, 한 살 많고 적음에 따라 대상이 갈리니 뒷말이 생기기 마련이다. 집안 형편이 좋거나 본인 자산이 있으면서도 월 수입이 적은 사람에겐 ‘용돈벌이’가 된다. “이게 공정이고 상식이냐”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다.

    사업 진행 과정도 문제다. 금융 당국의 엉터리 수요 예측으로 첫날부터 가입 시스템이 다운되는 등 대혼선이 빚어졌다. ‘과열’ 관심이 확인되자 이번엔 예산도 확보 안 된 상태에서 가입 제한을 풀어 버렸다. 부족한 정부 예산을 동원하면서 이렇게 즉흥적으로 왔다 갔다 해도 되나. 이게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니 더욱 놀랍다. 어떻게 이런 아마추어 행정이 빚어졌는지 짐작 가는 바가 없지 않다. 정부와 여당은 유권자의 32%를 차지하는 2030세대에서 지지율이 떨어지자 지난해 부랴부랴 23조원 규모의 청년사업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그 가짓수도 87개에 달했다. 급하게 만들다보니 사업 준비가 영 부족했던 것 아닌가. 국회예산정책처가 청년희망적금을 포함해 월세, 교통비지원 등 각종 현금 지원성 사업의 정책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고 뒤늦게 제동을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선거철의 일회성 선심정책이라면 청년희망적금은 이름과 달리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기 어렵다. “우리가 일할 기회를 달라고 했지, 언제 돈을 달라고 했나”라는 청년들이 많다. 이런 절규에 부응해야 한다. 새 시대를 열겠다는 대선 후보들도 얼마간의 현금공세가 아니라 청년들이 진정 원하는 좋은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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