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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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계의 씀씀이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풀린 각종 재난지원금으로 소득이 늘면서 소비 여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출 증가분의 30% 이상은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 준조세 증가분인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가계지출 4.2% 증가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연간 가계동향조사 지출 통계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37만4709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0년 323만9681원에서 4.2% 증가했다. 소비지출이 240만123원에서 249만4854원으로 3.9%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교육비가 14.1%, 의류·신발 구입비가 6.5%, 음식·숙박 지출이 5.8% 증가했다.

비소비지출은 더욱 큰 폭으로 뛰었다. 83만9559원에서 87만9855원으로 4.8% 증가했다. 각종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 준조세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전국 가구는 소득세 등을 뜻하는 경상조세를 월평균 19만1570원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 17만108원에 비해 12.6% 늘어난 것이다. 소득 증가에 따른 세금 증가,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양도소득세 등 일시적인 세금을 의미하는 비경상조세는 2만2155원에서 2만4171원으로 9.1% 증가했다. 부동산 관련 세금 등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가구당 월평균 사회보험료는 지난해 15만597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14만2624원 대비 9.4% 증가했다. 이 기간 건강보험료가 6.67%에서 6.86%로 오르는 등 사회보험료율 인상 등이 영향을 줬다. 연금기여금은 12만6388원에서 13만2808원으로 5.1% 늘었다.

이 네가지 항목의 세금 및 준조세 지출은 50만4519원이었다. 전년 46만1275원 대비 9.4% 증가했다.

지출 증가분의 32%는 세금

지난해 전체 지출 중 세금 및 준조세 지출 비중은 15.0%였다. 연간 월평균 소득(450만8551원) 중에선 11.2%를 세금 등으로 낸 것으로 파악됐다.

지출 증가액 중 세금 및 준조세 증가액 비중은 이보다 두배 이상 높은 32.0%였다. 총 지출이 13만5028원 증가했는데 세금 및 준조세는 4만3244원 늘어나서다. 정부가 세금으로 지원한 각종 지원금의 대부분을 다시 세금 등으로 거둬간 셈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세금 및 준조세 증가액은 더욱 두드러진다. 경상조세는 2019년 17만2764원에서 10.9%, 비경상조세는 같은해 1만7666원에서 36.8% 뛰었다. 사회보험료는 13만2178원에서 18.0% 오른 15만5970원이었다. 세금 및 준조세로 분류한 네 항목의 증가액은 5만5069원으로 증가율은 12.3%에 이른다. 이는 2년간의 총 지출 증가액(4만4905원)보다 오히려 많은 것이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