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골프협회(KGA)가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경기에 출전할 남녀 국가대표 중 프로 선수는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KGA는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세계랭킹을 기준(프로 선수)으로 하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 요강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전까지 아시안게임은 유독 골프에 대해서만 프로 선수 출전을 금지해왔다.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출전 가능 조항에 있던 ‘아마추어’를 ‘운동선수’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항저우 대회부터 프로 선수의 출전이 허용된다.

국가대표 선발권을 갖고 있는 KGA는 고심 끝에 프로 선수 선발 기준을 세계랭킹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남자부는 세계랭킹에 따라 프로 2명과 아마추어 2명, 여자부는 프로 1명과 아마추어 2명으로 구성한다. 세계랭킹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명단 제출 기한인 4월 말 순위를 기준으로 한다.

아마추어의 경우 3월 말 열리는 제1회 대한골프협회장배 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현 국가대표 선수가 우승하면 그 선수에게 출전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남은 한 자리는 다른 국가대표 선수와 회장배 상위 6명으로 선발전을 치를 예정이다. 회장배에서 국가대표 선수가 우승하지 못하면 선발전으로만 뽑는다.

그동안 골프는 다른 종목보다 병역 특례 문이 좁았다. 올림픽에선 100년 넘게 제외됐다가 2016 리우 하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아시안게임에선 프로 선수 출전을 금지해왔기 때문에 정상급 선수들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제약이 있었다. 병역법 시행령 제68조는 올림픽에서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에 입상하면 ‘체육요원’으로 대체 복무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OCA와 KGA의 결정으로 앞으로는 프로 선수에게 걸린 아시안게임 티켓 2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부는 24일 랭킹 기준으로 임성재(24위·사진)와 김시우(54위)의 출전이 유력하다. 이경훈(77위)은 이미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땄기에 출전 기회를 얻더라도 다음 순위자에게 넘길 것이 유력하다. 그다음으로 순위가 높은 김주형(83위)이 세계랭킹 배점이 높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김시우를 넘어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여자부에선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이 1순위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경기는 9월 15∼18일 웨스트레이크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