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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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이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상장일 종가 기준 시총(118조1700억원)보다 20조원 넘게 빠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쟁 우려 등 대외환경 뿐 아니라 2차전지를 둘러싼 수익성 우려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24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오후 2시 55분 기준 5.09% 떨어진 41만9500원에 거래중이다. 시총은 98조1630억원이다. 공모가(30만원) 대비 여전히 39.8% 높은 수준이지만 상장 당일 종가(50만5000원)과 비교하면 16.93% 떨어졌다.

상장 후 전날까지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3419억원, 2조179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집중했다. 연기금은 같은 기간 2조5895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개인은 최근 10거래일간 5612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낙폭이 클 때마다 다시 사들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형 공모주는 상장 후 수급 환경이 급변하면서 주가가 흔들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박스권보다 우하향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상장 후 18거래일 가운데 오른 날은 6거래일에 그쳤다. 2차전지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4분기 영업이익은 757억원에 그치면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58.2% 밑도는 어닝쇼크를 냈다.

단순 일회성 비용이 아니었다. 수익성 우려가 따랐다. 원자재 가격이 배터리 가격과 연동되지 않는 비연동메탈 등의 가격 상승세가 부담이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박 뿐 아니라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배터리 케이스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소재업체들에게까지 가격 인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우려가 배터리 업체의 밸류에이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배터리 1위 업체인 CATL 주가가 부진한 것도 LG에너지솔루션의 상대적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당시 CATL의 11월 시가총액 평균값인 약 283조원을 기준으로 상대적 기업가치를 계산했다. CATL 주가는 이후 조정을 받으면서 시총이 220조원대로 떨어졌다.

이를 적용해 다시 계산하면 상장 당시 적용됐던 CATL의 EV/EBIDTA(시장가치/세전영업이익) 배수는 80.7배에서 68.9배까지 떨어지게 된다. 주관사측이 산출했던 기업가치인 112조원이 10% 이상 낮아져야 한다는 계산이다. 현 시총과 비슷하다. 중국 시장 프리미엄에 따라 국내 업체에 통상 적용되는 할인율은 반영하지 않은 숫자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3일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를 44만원으로 제시했다. 목표주가 평균은 53만1600원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 전기차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서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공급 업체의 매출 차질이 확대될 수 있다"며 "폭스바겐 전기차 판매 회복에 따라 주가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