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진이 공들여 온 대상포진 백신(EG-HZ)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국내 판권을 24일 비상장사인 한국비엠아이에 기술이전했다. 이에 한국비엠아이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아이진은 한국비엠아이에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30억원을 포함해 215억원에 대상포진 백신을 기술이전했다. 한국비엠아이가 후속 임상과 생산, 판매 인허가, 마케팅까지 하게 된다. 아이진 관계자는 “사업화 후 유입될 판매 로열티까지 감안하면 약 1000억원 규모 계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이진은 대상포진 백신의 호주 임상 1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한국비엠아이는 제주에 본사를 둔 비상장 의약품 제조사다. 히알루로니다제를 주력으로 한다. 2020년 매출 533억원, 영업이익 104억원을 달성했다. 2019년에도 매출 522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을 냈다.

아이진 관계자는 “한국비엠아이가 제주에 GMP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대상포진 백신 후속 임상과 생산, 판매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기술이전 배경을 설명했다. 임상 2상은 국내에서 이뤄진다.

아이진은 이번 기술이전과는 별개로 해외 기술이전도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해외 기술이전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이진과 한국비엠아이의 인연은 이번 대상포진 백신이 처음이 아니다.

바이오벤처인 아이진은 한국비엠아이가 생산한 의약품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2017년 하반기부터다. 아이진이 한국비엠아이 등으로부터 수주한 의약품 도매업(상품 매출)으로 낸 매출은 2020년 31억원으로, 전체 매출 34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직전 2019년에도 전체 매출 42억원 가운데 37억원이 의약품 도매업에서 나왔다.

아이진이 개발 중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시약도 한국비엠아이가 위탁생산한다. 아이진은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을 마쳤고, 최근 호주에서 임상 1·2a상 승인을 받았다.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만큼 부스터샷 용도로 적응증을 잡았다.

호주 임상에 쓰일 물량이 한국비엠아이의 제주 GMP 시설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연간 500만~2000만회분(도즈)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