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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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택시의 ‘승객 골라 태우기’와 ‘호출(콜) 몰아주기’ 의혹을 두고 서울시와 카카오 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택시가 장거리 호출 위주로 승객을 태우는 정황을 확인했다는 서울시의 실태조사는 사실과 다르다”고 24일 반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의 조사 방식과 표본 수엔 한계가 있다”며 “오히려 카카오T 플랫폼이 승객 골라 태우기와 그 근본 원인인 수요·공급 불균형 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전날 “카카오T택시가 승객 골라 태우기를 하는 것으로 의심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한 반박이다.

서울시가 작년 10~11월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평일 밤 시간대 도심에서 단거리(3㎞ 이내) 호출 성공률은 23%에 그쳤다. 같은 시간대 장거리(10㎞ 이상) 호출 성공률은 54%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단거리 호출 실패율이 장거리보다 높은 것은 승객 골라 태우기를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라고 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승객을 가장한 조사원이 총 841대의 카카오T택시를 호출, 탑승하는 ‘미스터리 쇼퍼’ 방식으로 진행했다. 서울시는 카카오T택시가 자사 가맹 ‘카카오T블루’에 콜을 몰아주는 정황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경우의 약 39%는 가맹택시가 배차됐다. 서울시는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승객의 목적지를 기술적으로 표기하지 않는 등의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카카오모빌리티의 설명이다. 표본이 841건에 불과해 조사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택시 이용 건수는 약 3억 건, 하루평균 약 75만 건이었으며 실태조사 기간 택시 운행은 1700만여 건으로 추산된다”면서 “841건은 전체의 0.005%에 불과해 오차범위가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시는 표본 크기가 충분했다는 입장이다. 통상 대통령선거 여론조사도 1000명 안팎을 조사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가맹 택시가 되레 승객 골라 태우기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승객 골라 태우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수요에 비해 부족한 택시 공급을 늘리는 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은/김주완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