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성공하고 싶다면…"네 자신을 알라"
성공하려면 자기 객관화 능력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잘 알고 있어야 무슨 일이든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객관화를 통해 분수를 알게 되면 내면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런데 자기 객관화는 학술적으로 명확하게 구명된 정의조차 없는 개념이다. 심리학이나 철학 등 인문학 분야에서 제대로 연구된 적도 없다.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의 모기룡 박사가 쓴 《자기 객관화 수업》은 자기 객관화라는 개념을 둘러싼 여러 심리학·철학적 측면을 고찰한 책이다. 책은 주인공인 민준과 스승인 구루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두 사람의 입을 빌려 자기 객관화가 학술적으로 연구된 적이 없는 이유를 비롯해 나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 타인에게 휩쓸리지 않는 방법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견해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자존감, 가스라이팅, 개성과 자유의 표현 등 익숙하면서도 명료하지 않은 주제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객관이라는 말은 각자의 주관과 독립된 명백한 사실이나 진리를 연상시킨다. 저자는 자기 객관화가 연구되지 않는 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자기 객관화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갖고 있는 주관을 파악하는 능력인데, 타인의 견해는 학술적 연구보다는 여론조사 대상에 가깝다는 것이다.

자기 객관화라는 주제를 통해 서양 철학과 동양 철학을 비교분석한 대목도 있다. 저자는 서양 철학의 특징으로 주관적 관점과 주체성, 자존감 중시를 꼽는다. 하지만 이처럼 주관을 강조하는 시각은 자기 객관화를 어렵게 만든다. 반면 동양 철학은 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자기 객관화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대부분의 심리적 불안이 자기 객관화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지 모르기 때문에 주변 시선에 신경을 쓰고 휘둘린다는 것. 자기 객관화는 이런 불안을 줄여준다. 자기 객관화는 성공하려면 갖춰야 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