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중고 전기차 배터리 수명과 잔존가치를 평가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터리 가격을 정확하게 매겨 전기차 중고거래를 위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SK온은 24일 서울 SK서린빌딩에서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업체 케이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SK온이 케이카가 매입하거나 판매하는 중고 전기차 배터리의 잔여 수명과 잔존가치를 인증한다는 것이 업무협약의 골자다.

지난해 케이카가 거래한 중고차는 13만 대다. 이 중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은 1% 선이다. 케이카는 전기차 의무보유 기간인 2년이 경과하면 시장에 풀리는 중고 전기차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는 차량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남은 수명에 따라 가격이 좌우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배터리 수명을 측정할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중고 전기차 가격을 매기는 게 쉽지 않았다. 대다수 전기차가 출고된 지 얼마 안 된 데다 완성차 업체의 보증기간도 길어 중고차 값을 산정할 때 배터리 수명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고차업계 설명이다.

SK온은 지난해 초 배터리 상태를 분석하고 수명은 물론 이상현상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BaaS(배터리 생애주기별 서비스) AI(인공지능)’를 자체 개발했다. SK온은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골라내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거나, 폐기한 뒤 원자재를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도 할 계획이다.

SK온 관계자는 “배터리 진단 기술은 BaaS산업의 시작이자 핵심”이라며 “진단 기술을 고도화해 자원 선순환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