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에 따라 그간 미국발로 제기된 러시아의 침공 임박설을 일축해온 중국의 판단도 도마 위에 올랐다.
24일 러시아의 침공 개시 전까지 미국이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거론하며 러시아의 침공 임박설을 주장하는 동안 중국은 적극적으로 이를 부정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현 상황에서 전쟁을 과장하고 부추기는 것은 책임있는 태도가 아니다"고 했고, 16일에는 "미국과 서방의 일부 사람이 끊임없이 선동과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에 불안과 불확실성을 더하고, 불신과 분열을 부채질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왕 대변인은 17일에는 "거짓 정보를 퍼뜨려 긴장을 조장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랬던 중국은 침공을 향한 러시아의 움직임이 부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지난 19일 뮌헨 안보회의에 영상으로 참석한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발언을 통해 미세한 변화를 보였다.
왕 부장은 그 직전까지 외교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았던 일국의 '주권·독립·영토보전'을 거론했던 것이다.
결국 미국의 주장대로 침공이 현실화하자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행동을 침공으로 규정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현재의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매우 복잡한 역사적 배경과 경위"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계속 긴장을 높이고 전쟁 위협을 선동한다고 한동안 말해왔다"며 미국의 대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비난했다.
또 2003년 이라크 전쟁을 '미국의 침공'으로 규정한 중국이 이번 사안을 '침공'으로 규정하지 않는 것은 '이중잣대' 아니냐는 질문에 화 대변인은 이라크 전쟁의 경우 잘못된 정보에 입각한 적나라한 침공이었으나 이번 건은 복잡한 역사적 경위를 살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오판'을 한 것인지, 아니면 침공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베이징동계올림픽(4∼20일) 개최 분위기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의도적으로 부정한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림픽이 끝나고 나흘 뒤 러시아가 군사행동에 나섬에 따라 올림픽 개막일이었던 지난 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러 정상회담때 이 문제와 관련한 모종의 소통이 이뤄졌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화 대변인은 "(러시아 군사행동의) 시기 문제에 대해 러시아는 독자적 대국으로, 자신의 전략적 입지에 따라 자기 행동을 결정한다"며 "일부 나라들같이 동맹국과 각종 모략을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의 가장 큰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대만 문제에 대해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이 대통령은 2일 방송된 중국 중앙TV(CCTV)와의 인터뷰에서 "한중 수교 당시 대한민국 정부와 중국 정부 간 합의된 내용은 여전히 한중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유효하다. 저 역시도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고 말했다.'하나의 중국'이란 중국 본토와 대만·홍콩·마카오가 나뉠 수 없는 하나의 국가이며 합법적 정부 역시 하나뿐이라는 중국 정부의 원칙이다. 한국 정부 역시 1992년 한중 수교 때부터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보여왔다.이 대통령은 한중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말을 보탰다.그는 "중국에도 실사구시라는 용어가 있다. 각자 국익을 충실하게 추구하되 상대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 조정해 나가면 얼마든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 "과거에는 '안미경중' 즉 안보는 미국·경제는 중국이라는 논리가 있었지만,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미국과 안보 협력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중국과 충돌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한중 양국이 최대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바를 치열하게 찾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이 대통령은 또 "이를 위해 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대화해서 찾아내야 한다. 양국 정상의 만남이 최소한 1년에 한 번쯤은 있어야 한다. 제가 중국에 가도 좋고, 중국 지도부가 한국에 와도 좋다"고 제안했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일 북한을 향해 “이재명 정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체제를 존중한다”며 “남북 간 적대 문제 해소와 관련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어떠한 의제라도 테이블에 올려놓고 귀측(북측)과 마주 앉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직원 대상 시무식 신년사가 끝난 뒤 북한에 전한 새해 인사를 통해서다.정 장관은 이날 “북측이 말하는 ‘도이칠란트(독일)식 체제 통일’을 배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상호 간 어떠한 ‘공격적 적대행위’도 일체 거부한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평화공존 그 자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올해는 적대 관계를 끝내자”며 “우리가 먼저 노력할 것이며 우리가 먼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정 장관은 “보건·의료·인도 분야 등 민간 교류 협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통제하거나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배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