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꾸준히 증가해온 주택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은 귀촌인의 주거비용을 늘리는 또 다른 구조적 요인이다. 도시와 지방에 두 채 이상 집을 보유한 귀촌인의 경우 보유세 부담을 견디지 못해 지방 주택을 먼저 처분하는 추세다.
'보유세 폭탄'에 휘청…농촌주택 매도 물량 늘어
강원 원주의 A공인중개사 대표는 “기존 주택은 물론 신축 중인 주택과 전원주택지 분양 매물이 상당히 있지만, 거래가 뜸하다”며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다주택자는 지방 주택을 팔려고 하고, 매수 희망자는 사기를 꺼리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고 25일 말했다.

1주택자가 귀촌용 주택을 신규로 취득할 경우 수천만원의 추가 세금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경제신문이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에게 의뢰해 보유세를 계산한 결과, 서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공시가 33억9500만원) 1주택 소유자(만 59세 미만, 5년 미만 보유)가 시세 3억~5억원짜리 비수도권 농촌주택을 매수할 경우 보유세 부담이 3809만원에서 6184만원으로 62.4%(2375만원)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 팀장은 “양도세도 시세차익이 10억원일 경우 1주택일 때 3억900만원이지만 농촌주택 취득 후 아파트 매도 시 6억4100만원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2021년 터진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의혹 사태 후 한층 엄격해진 농지법 적용도 지역 부동산 거래를 힘들게 하고 있다. 농지법에 따라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으면 취득한 토지에 과징금이 부과되거나 강제로 처분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현 진진세무회계법인 대표는 “농촌 지역에 토지와 전원주택을 매수할 경우 개발 호재나 교통망 확충 등이 없다면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사례가 많다”며 “실수요자라도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세금 부담까지 크다면 매수 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