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이 울리면 주식을 사라.’ 증시의 격언에 따라 한국 개미들이 나섰다. 서학개미들은 러시아 증시가 하루 만에 30% 넘게 폭락하자 러시아 증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쓸어 담았다.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며 ETF의 순자산가치와 시장가격의 차이를 말하는 괴리율이 장중 30%를 넘는 현상도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증시의 변동성이 매우 크고 반등 전망도 불확실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날 ‘KINDEX 러시아MSCI(합성)’를 18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 ETF다.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순매수한 금액은 239억원어치였다. 25일 하루 거래량은 178만5532주로 2017년 상장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하루평균 거래량(4004주) 대비 4만4494% 급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발발로 러시아 증시가 급락하자 저가매수를 노린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RTS지수는 38.30% 급락했다.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만에 46.60% 하락하며 반토막 났다.

비정상적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괴리율도 벌어졌다. 이날 KINDEX 러시아MSCI(합성) ETF의 괴리율은 28.64%를 기록했다. 해당 ETF가 적정 가치보다 29%가량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ETF는 유동성 공급자(LP)를 통해 인위적인 주문을 넣도록 해 괴리율이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관리하지만, 이날 매수세가 몰리면서 괴리가 해소되지 못했다. 25일 한국거래소는 해당 ETF의 종가 기준 괴리율이 12%를 넘어 투자유의종목 적출 공시를 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