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정치 개혁을 명목으로 한 ‘반윤(반윤석열) 연대’ 결집에 나섰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뿐만 아니라 ‘친박(친박근혜)’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에게도 동참을 요청했다.

25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와 우리공화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조 후보와 통화해 “극단적 대결의 정치 구도를 바꾸기 위해 제3자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 개혁에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국민통합 정부가 힘들면 정책 연대라도 함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 정당인 우리공화당의 조 후보는 지난 23일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0.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민주당은 24일 정치개혁안을 발표하며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모든 정당에 연대를 요청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여야 협의로 국무총리를 추천하고, 위성 정당을 방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지방선거 시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겠다”며 “여기에 대통령제 개편까지 포함한 정치개혁안을 새 정부 출범 1년 내에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제외하고 진짜 국민의 삶을 개선하자는 의지를 가진 모든 정치세력이 협력하는 길을 찾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의 야심찬 제안에도 반윤 연대를 향한 관심이 미온적이자, 이 후보가 조 후보에게까지 러브콜을 보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후보 측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우리공화당은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인간이길 포기한 대통령’이란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 후보가 진정 국민통합을 하겠다면 박 전 대통령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 후보는 최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게 ‘우리 품을 떠나게 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사과 전화를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반윤 연대 성사 가능성을 작게 보면서도, 하루빨리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야권 연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