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금융당국 요구에 따라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확대에 주력했지만 당초 목표한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는 신용점수가 KCB 기준 하위 50%(820점 이하)인 사람을 가리킨다.

인터넷銀 3사, 중저신용자 대출 늘렸지만 목표엔 미달
25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17.0%, 케이뱅크는 16.6%, 토스뱅크는 23.9%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활성화한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 위주의 ‘손쉬운 장사’를 하고 있다고 문제 삼으며 개선을 요구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작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카카오뱅크가 20.8%, 케이뱅크가 21.5%, 토스뱅크가 34.9%까지 끌어올리기로 약속했는데 결국 지키지 못한 것이다.

인터넷은행마다 나름대로 열심히 뛰긴 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전 분기 말에 비해 각각 3.4%포인트, 2.9%포인트 상승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중저신용자에게 새로 내준 무보증 신용대출은 총 1조7166억원으로, 1년 전(4679억원)의 3.7배다. 케이뱅크도 전년 대비 2.3배인 7510억원을 공급했다.

지난해 10월 초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의 실적은 이날 처음 공개됐다. 토스뱅크는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막혀 출범 9일 만에 신규 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토스뱅크 측은 “대출 중단 시점을 기준으로 비중이 약 33%에 도달했지만, 이후 기존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이 이어져 연말 기준으로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올해는 더 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사업을 잘하려면 제대로 된 신용평가모형이 필수다. 시중은행에서 거절당했지만 실제 상환 능력은 탄탄한 사람들을 잘 선별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들의 갈아타기 수요를 겨냥한 대환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월부터 고신용자에게는 신규 신용대출을 아예 중단하고 중저신용자에게만 내주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올해 말 25%, 내년 말 30%로 맞춘다는 계획을 당국에 제출했다.

케이뱅크는 이 비율을 올해 말 25%, 내년 말 32%까지 늘리기로 했다. 케이뱅크는 이달 중순부터 중저신용자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람)에 특화한 별도 신용평가모형을 가동하고 있다.

올 들어 신규 대출을 재개한 토스뱅크는 이날까지 중저신용자 비중이 30%대에 다시 올라섰다. 토스뱅크는 올해 말 42%, 내년 말 44%가 목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