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서 사고로 숨진 20대 노동자, 장기기증해 6명 새 생명(종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심장·폐·간·간장·두 눈·신장 등 이식 마쳐
"5년 동안 결근 한번 없던 아들…다시는 이런 일 없어야" "우리 아들 몸은 가지만 새 생명이 같은 세상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결심했어요.
"
인천의 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에서 기계에 끼여 숨진 노동자 A(26)씨가 장기 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26일 인천시 미추홀구 빈소에서 만난 A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가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가족회의를 열어 결정했다"고 장기 기증 이유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A씨는 지난 16일 오전 9시 55분께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 내 청보산업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목 부위가 끼였다.
그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고, 1주일 만인 지난 23일 숨졌다.
A씨의 유족은 그가 뇌사 상태라는 판정이 나온 뒤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병원에서 A씨의 장기를 적출해 모두 6명에게 이식하는 절차가 마무리됐다.
장기이식을 진행한 병원 측에 따르면 1명은 그의 심장과 한쪽 신장을 기증받았다.
다른 5명에게는 A씨의 폐·간·간장·양안(두 눈)·한쪽 신장이 각각 이식됐다.
A씨 시신은 장기기증을 마친 당일 장례식장으로 왔고 다음날 염을 했다.
이어 이날은 발인이 진행됐다.
유족은 그가 군대에서 제대하고 2017년 11월 청보산업에 취직한 뒤 지난 5년간 단 한 번의 결근도 없이 성실하게 일했고, 가족의 속도 썩인 적이 없는 '효자'라고 전했다.
A씨는 사고 당일에도 회사 쪽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오전 7시 서둘러 집을 나섰다.
A씨의 어머니는 "술·담배도 하지 않고 직장에서는 윗사람이 시킨 일이라면 뭐든지 열심히 했다고 한다"며 "직장과 집만 오갔던 아들"이라고 했다.
평소 어머니에게 '사랑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살가운 아들이기도 했다.
회사에서 받은 월급은 모두 어머니에게 관리를 맡기고 돈을 허투루 쓰는 일도 없었다.
A씨의 어머니는 "아들은 보너스를 100만원을 받게 되면 90만원을 가져다주고 본인이 10만원을 썼다"며 "엄마랑 대화도 많이 하고 카카오톡 메시지도 자주 보내는 효자였다"고 탄식했다.
노동 당국의 조사 결과 사고 당시 A씨는 레이저로 표면을 가공하는 레이저 패터닝 설비에 파레트를 넣는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상체가 끼였다.
이 기계에는 안전 센서가 있어 사람이나 물체가 끼일 경우 자동으로 정지해야 하지만, 사고 당시 센서 불량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아버지는 "사고가 난 날 아들은 신입 직원 1명과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고 한다"며 "사고가 났을 때 숙련공이 있었으면 기계를 당장 멈췄을 텐데 제때 조치가 안 됐던 거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염을 하는데 아들의 왼쪽 얼굴에 기계 자국이 있는 걸 보니 그동안 참았던 게 올라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며 "얼마나 무서웠을까 '아야' 소리도 못 했을 거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A씨의 생일은 오는 28일이다.
아들의 생일을 앞두고 찾아온 비극에 고통받는 가족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A씨의 어머니는 "하루아침에 이런 날벼락 같은 일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을 하겠나"며 "이번과 같은 일은 한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은 앞으로 수십 년간 고통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모르겠다.
믿기지도 않고 아들이 지금도 있는 거 같다"며 "공장이든 회사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우리 아들과 같은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의 아버지는 "안 죽어도 될 아이가 죽었다"며 "그게 제일 원망스럽다"고 했다.
중부고용노동청은 A씨가 사망한 청보산업을 상대로 인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5년 동안 결근 한번 없던 아들…다시는 이런 일 없어야" "우리 아들 몸은 가지만 새 생명이 같은 세상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결심했어요.
"
인천의 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에서 기계에 끼여 숨진 노동자 A(26)씨가 장기 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26일 인천시 미추홀구 빈소에서 만난 A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가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가족회의를 열어 결정했다"고 장기 기증 이유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A씨는 지난 16일 오전 9시 55분께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 내 청보산업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목 부위가 끼였다.
그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고, 1주일 만인 지난 23일 숨졌다.
A씨의 유족은 그가 뇌사 상태라는 판정이 나온 뒤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병원에서 A씨의 장기를 적출해 모두 6명에게 이식하는 절차가 마무리됐다.
장기이식을 진행한 병원 측에 따르면 1명은 그의 심장과 한쪽 신장을 기증받았다.
다른 5명에게는 A씨의 폐·간·간장·양안(두 눈)·한쪽 신장이 각각 이식됐다.
A씨 시신은 장기기증을 마친 당일 장례식장으로 왔고 다음날 염을 했다.
이어 이날은 발인이 진행됐다.
유족은 그가 군대에서 제대하고 2017년 11월 청보산업에 취직한 뒤 지난 5년간 단 한 번의 결근도 없이 성실하게 일했고, 가족의 속도 썩인 적이 없는 '효자'라고 전했다.
A씨는 사고 당일에도 회사 쪽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오전 7시 서둘러 집을 나섰다.
A씨의 어머니는 "술·담배도 하지 않고 직장에서는 윗사람이 시킨 일이라면 뭐든지 열심히 했다고 한다"며 "직장과 집만 오갔던 아들"이라고 했다.
평소 어머니에게 '사랑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살가운 아들이기도 했다.
회사에서 받은 월급은 모두 어머니에게 관리를 맡기고 돈을 허투루 쓰는 일도 없었다.
A씨의 어머니는 "아들은 보너스를 100만원을 받게 되면 90만원을 가져다주고 본인이 10만원을 썼다"며 "엄마랑 대화도 많이 하고 카카오톡 메시지도 자주 보내는 효자였다"고 탄식했다.
노동 당국의 조사 결과 사고 당시 A씨는 레이저로 표면을 가공하는 레이저 패터닝 설비에 파레트를 넣는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상체가 끼였다.
이 기계에는 안전 센서가 있어 사람이나 물체가 끼일 경우 자동으로 정지해야 하지만, 사고 당시 센서 불량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아버지는 "사고가 난 날 아들은 신입 직원 1명과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고 한다"며 "사고가 났을 때 숙련공이 있었으면 기계를 당장 멈췄을 텐데 제때 조치가 안 됐던 거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염을 하는데 아들의 왼쪽 얼굴에 기계 자국이 있는 걸 보니 그동안 참았던 게 올라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며 "얼마나 무서웠을까 '아야' 소리도 못 했을 거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A씨의 생일은 오는 28일이다.
아들의 생일을 앞두고 찾아온 비극에 고통받는 가족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A씨의 어머니는 "하루아침에 이런 날벼락 같은 일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을 하겠나"며 "이번과 같은 일은 한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은 앞으로 수십 년간 고통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모르겠다.
믿기지도 않고 아들이 지금도 있는 거 같다"며 "공장이든 회사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우리 아들과 같은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의 아버지는 "안 죽어도 될 아이가 죽었다"며 "그게 제일 원망스럽다"고 했다.
중부고용노동청은 A씨가 사망한 청보산업을 상대로 인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