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부 네티즌들이 러시아에게 침공당한 우크라이나를 조롱하는 게시물들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중국에서 정부가 러시아를 지지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거주 중국인들이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등 논란이 커지자 중국 당국이 검열에 나섰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 트위터와 비슷한 웨이보, 짧은 동영상 앱인 더우인과 콰이서우 등에는 우크라이나를 희화하거나 러시아를 찬양하는가 하면 대만에게 우크라이나 꼴이 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의 게시물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에 입대하는 대학생들은 학점을 받을 수 있다', '이 기회에 우크라이나 미녀들을 꼬시는 방법'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단 게시물들이다.

SCMP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중국인들이 현지에서 중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하면서 신변에 대한 우려를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중국인 유학생은 "대피소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곳에서 (중국인이라) 거부당할까 두렵다"고 했다. 다른 중국 유학생이 웨이보에 올린 "제발 전쟁에 대한 조롱을 멈춰라. 당신이 밀크티를 마시며 집에서 조롱이나 할 때 전쟁터에 있는 당신의 동포들이 그 조롱의 대가를 치른다"는 글은 수만번 공유됐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들이 선제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악플과 허위 정보 차단에 나섰다. 위챗은 "이용자들이 글로벌 뉴스 이벤트를 무례한 정보들을 게시할 기회로 삼고 있다"며 "글로벌 이벤트에 대해 논할 때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태도, 깨끗하고 올바른 분위기를 유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위챗의 해당 공지는 이후 중국 인터넷 감독당국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이 공유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도 누리꾼들의 자제를 촉구했고,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관은 반중 정서 확대 속 자국민들에게 중국인임을 드러내지 말라고 당부했다.

웨이보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자극적 내용을 올린 105개 계정을 임시 폐쇄했다고 밝혔다. 더우인은 '뉴스 이벤트를 조롱하는' 영상 6400개를 내리고, 라이브 스트리밍 1620개를 정지시켰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앞서 24일에는 '외출을 자제하되 장거리 운전 시 중국 국기를 부착하라'고 공지했다가 바로 다음 날에는 정반대로 '신분이 드러나는 식별성 표식을 함부로 드러내지 말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여론의 악화에 따른 입장 변화로 해석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