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및 전국현장 기획 감독 돌입
고용노동부는 지난 8일 발생한 성남시 판교 시공현장에서 근로자 2명이 추락사한 사고와 관련해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및 전국 시공 현장에 대한 기획 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오전 10시 경기 판교 제2테크노벨리 업무·연구시설 신축현장에서 승강기를 설치하던 작업자 2명이 지상 12층에서 지하 5층으로 추락해 모두 숨졌다. 건물 시공사인 요진건설산업이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와 먼저 계약을 맺고, 현대엘리베이터가 또 다른 설치 업체와 공동 수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기업 모두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이다.

고용부는 원청에 해당하는 요진건설산업의 전국현장(6개소)에 대해서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전국 13개 시공현장 중 6개소에 대한 감독을 실시한 바 있다.

고용부는 이번 기획 감독에 대해 "2019년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시공 현장에서 8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추가적인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며 "이번 기획감독은 현대엘리베이터 본사와 전국 시공현장의 안전보건관리실태 전반을 점검해 유사 사고를 예방하고 본사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감독은 노동환경이 취약한 업종분야를 중심으로 실시하는 근로감독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실시하는 특별감독과는 다르지만 해당 사업장이나 분야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 하에 진행된다. 기획감독은 감독 이후 감독 결과가 공개된다.

고용부는 먼저 현대엘리베이터 본사에 대해서는 전사적 차원)의 안전보건관리체계(제조·설치·유지관리가 제대로 구축·이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또 안전보건관리체계 핵심요소 중 도급·용역·위탁 시 안전보건 확보방안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본사 감독에서는 원청의 산업안전보건법 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엘리베이터 제조과정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확인한다.

현대엘리베이터 신규 설치가 진행 중인 건설현장에 대한 감독도 동시 추진한다. 건설현장 감독 시에는 현장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빠짐없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혀 전방위적 근로감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도 문제가 됐던 공동도급 방식의 승강기 설치업무가 적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승강기 관련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점검할 계획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와 협력업체(설치 시공사) 간 업무 구분, 설치 시공사 근로자의 업무수행 방식 등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공정에 대한 실태조사도 함께 실시하며, 실태조사 결과 위법·부당 사항이 발견될 경우 현장 지도, 관계기관에 통보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산업안전보건본부 권기섭 본부장은 “반복적으로 중대재해를 유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본사에서 현장까지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강력한 기획감독을 선제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