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관학교 졸업식 참석…최첨단 미사일·전투기 이름도 일일이 언급
北 미사일 발사·우크라이나 사태 맞물려…윤석열發 '안보무능론' 공세 정면 반박
"한반도 평화 원동력은 강한 국방력"…軍, L-SAM 시험발사 영상도 공개
대선 '안보공방' 가열 속 문대통령 '힘에 의한 평화'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이룬 것"이라며 '힘에 의한 평화'라는 안보 지론을 거듭 부각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 대선 일정까지 맞물리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등 야권에서 정부를 겨냥해 '안보 무능' 프레임 공세를 쏟아내자 이를 작심하고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안보공방' 가열 속 문대통령 '힘에 의한 평화' 강조
문 대통령은 이날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에서 열린 제57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강한 국방력이었다"며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실 '힘에 의한 평화'는 것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일관되게 내놨던 안보 분야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취임 한 달만인 2017년 6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인 현무2 미사일의 발사시험을 참관한 뒤 "대화도 강한 국방력이 있을 때 가능하고, 포용정책도 우리가 북한을 압도할 안보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했다.

2018년 3월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도 "튼튼한 국방 없이는 평화를 지킬 수 없다"고 했고, 올해 신년사에서도 "평화는 튼튼한 안보 위에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번 발언은 대선 국면과 맞물려 한층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야당의 안보공세와 정면으로 각을 세우는 메시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 후보 등 야권 인사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가 있을 때마다 문재인 정권을 '안보 무능 정권'으로 규정해 비판하고 있다.

러시아 등과 평화협정을 맺고도 침공받은 우크라이나의 경험을 토대로 현 정부가 추진해 온 종전선언 역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도 주장하고 있다.

결국 윤 후보 등 야권의 비판을 요약하면 문재인 정부는 '힘 없는 평화'를 외쳐 왔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강한 국방력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이번 정부 역시 '힘에 의한 평화'를 추구해 왔다고 받아치는 양상이다.

문 대통령이 축사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어떤 위협도 빈틈없이 막아낼 한국형 아이언 돔과 미사일 방어체계도 구축해가고 있다"고 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조기경보기, 이지스함, 고성능 레이더는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을 실시간 탐지하고 있고 초음속 순항미사일, 고위력 탄도미사일, F-35A 등으로 초정밀 타격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세계 여덟 번째로 최첨단 초음속전투가,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를 출고했고 세계 일곱 번째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미사일과 전투기 이름을 하나씩 거론해가며 야권의 지적과 달리 군사력으로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는 야권의 이처럼 정면에서 대응하지 않는다면 5년간의 외교·안보 성과의 빛이 바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자칫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야권의 공세에 침묵할 경우 열흘이 채 남지 않은 대선에서 여권에는 불리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교롭게 문 대통령의 축사가 발표되기 전 국방부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핵심 억제전력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오전 긴급 주요 지휘관회의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 원인철 합참의장 등 군 지휘부가 시청한 해당 자료에는 지난 23일 ADD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시험발사 성공 장면도 담겼다.

이와 함께 같은 날 시험이 진행된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시뮬레이션 화면도 담겼다.

수도권 일대 등에 요격미사일을 촘촘히 배치해 전방위로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격파하도록 개발되는 LAMD는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린다.

이처럼 이례적인 영상공개 역시 문재인 정부를 향한 '안보무능' 비판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선 '안보공방' 가열 속 문대통령 '힘에 의한 평화' 강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