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강원 강릉중앙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가락으로 ‘V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강원 강릉중앙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가락으로 ‘V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8일 “북한이 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 실험을 올들어 여덟 번 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도발을 도발이라고 말하지 못한다”며 “이게 바로 운동권 정권이라 그렇다”며 이 후보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맹비난했다.

윤 후보는 이날 강릉, 속초 등 강원 지역 주요 도시 유세에서 차별화된 외교·안보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강릉중앙시장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북한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핵을 개발해서 배치하는 거니까 (미사일 발사를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따위 말을 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가 돼서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해 천곡동 회전교차로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선 이 후보와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외교도 국제사회도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나라를 끌고 가고 있으니 외교도, 경제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또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 충돌이 발생했다’는 이 후보 최근 발언에 대해선 “국제적 망신 아니냐”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민과 결사 항전하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게 제대로 정신이 박힌 대통령 후보냐”고 맹비난했다. 이 후보는 이런 발언 내용이 논란이 되자 전날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폄하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의 불안한 외교·안보관을 지적한 것”이라며 “본의와 다르게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께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대(對)러 제재에 동참하는 미국의 32개 파트너 국가 명단에 한국이 빠진 것과 북한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는 두 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최근 발표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등 정치개혁 방안에 대해서도 “국민을 가재·게·붕어, ‘가붕게’로 아는 것”이라며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강릉 유세에서 “국회 의석을 몰아주니 날치기 통과를 일삼고,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고, 온갖 다수당의 횡포질을 하다가 대통령 선거를 열흘 남겨두고 뭔 놈의 정치 개혁이란 말인가”라며 “정치 개혁은 이 무도한 민주당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선거에서 패색이 짙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는지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까지 내놓았다”며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해서 내각을 구성하는 것도 180석으로 막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