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州 사고에도…HDC현산 '파격 조건' 내세워 잇단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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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월계동신' 재건축 따내
사업비 등 4500억 지원 약속
안양 '관양현대' 시공권도 확보
사업비 등 4500억 지원 약속
안양 '관양현대' 시공권도 확보
전남 광주에서 연속으로 발생한 붕괴 사고 현장의 시공사로 지탄받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사고 발생 이후 영업정지가 거론되는 등 비난 여론이 거셌지만 ‘파격 조건’을 내세우는 전략으로 잇따라 사업권을 따내고 있다.
HDC현산은 지난 27일 열린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자 선정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 800명 중 739명(약 92.4%)의 표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경쟁사인 코오롱글로벌은 49표를 받았다. 월계동신은 1983년 준공돼 올해로 40년차 단지다. 기존 864가구에서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14개 동, 1070가구를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2826억원 규모다.
HDC현산은 지난달 광주에서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건물 철거 과정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인명 피해를 낸 지 불과 7개월 만에 벌어진 사고였다. 대형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광주를 비롯한 전국의 정비사업 현장에서 ‘HDC현산 퇴출’ 요구가 높아졌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사고 책임을 지고 HDC현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일각에선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월계동신아파트는 HDC현산이 일찍이 수주에 공을 들인 단지 중 하나다. HDC현산은 이 단지 재건축사업을 인근 광운대 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아이파크 브랜드타운’을 조성하는 시발점으로 여겼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은 서울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인근 약 14만㎡ 부지에 최고 49층짜리 복합건물과 주상복합 단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HDC현산이 역점을 두고 있는 핵심 복합개발사업 중 하나다. HDC현산은 인근 ‘월계시영(미성·미륭·삼호3)’ 등 서울 동북권 일대 주요 정비사업권을 추가로 확보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월계동신 수주전에서 HDC현산은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조합에 미분양 시 공사대금 대신 미분양 아파트를 받는 대물 변제 100%와 사업추진비 가구당 최대 5억원씩 총 4500억원 한도의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라운지 7개를 설치하고 광운대 역세권과 연결되는 오버브리지 설계도 제시했다. 이외 △일반분양가 일대 최고 수준 △조합원 분양가 인하 △공사비 미인상 △하자보수 기간 30년 등도 내걸었다.
HDC현산은 앞서 경기 안양 ‘관양현대’를 수주할 때도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사업비 2조원 조달과 일반분양가 3.3㎡당 4800만원, 가구당 사업추진비 7000만원 등의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아이파크 보이콧’을 잠재우기 위해 HDC현산은 당분간 수주전에서 ‘출혈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제시한 조건 중 일부는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파격적”이라며 “수주가 절실한 상황인 것은 이해하지만 향후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HDC현산은 지난 27일 열린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자 선정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 800명 중 739명(약 92.4%)의 표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경쟁사인 코오롱글로벌은 49표를 받았다. 월계동신은 1983년 준공돼 올해로 40년차 단지다. 기존 864가구에서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14개 동, 1070가구를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2826억원 규모다.
HDC현산은 지난달 광주에서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건물 철거 과정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인명 피해를 낸 지 불과 7개월 만에 벌어진 사고였다. 대형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광주를 비롯한 전국의 정비사업 현장에서 ‘HDC현산 퇴출’ 요구가 높아졌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사고 책임을 지고 HDC현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일각에선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월계동신아파트는 HDC현산이 일찍이 수주에 공을 들인 단지 중 하나다. HDC현산은 이 단지 재건축사업을 인근 광운대 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아이파크 브랜드타운’을 조성하는 시발점으로 여겼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은 서울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인근 약 14만㎡ 부지에 최고 49층짜리 복합건물과 주상복합 단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HDC현산이 역점을 두고 있는 핵심 복합개발사업 중 하나다. HDC현산은 인근 ‘월계시영(미성·미륭·삼호3)’ 등 서울 동북권 일대 주요 정비사업권을 추가로 확보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월계동신 수주전에서 HDC현산은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조합에 미분양 시 공사대금 대신 미분양 아파트를 받는 대물 변제 100%와 사업추진비 가구당 최대 5억원씩 총 4500억원 한도의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라운지 7개를 설치하고 광운대 역세권과 연결되는 오버브리지 설계도 제시했다. 이외 △일반분양가 일대 최고 수준 △조합원 분양가 인하 △공사비 미인상 △하자보수 기간 30년 등도 내걸었다.
HDC현산은 앞서 경기 안양 ‘관양현대’를 수주할 때도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사업비 2조원 조달과 일반분양가 3.3㎡당 4800만원, 가구당 사업추진비 7000만원 등의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아이파크 보이콧’을 잠재우기 위해 HDC현산은 당분간 수주전에서 ‘출혈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제시한 조건 중 일부는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파격적”이라며 “수주가 절실한 상황인 것은 이해하지만 향후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