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22년 만에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 ‘중공업’ 기업이란 꼬리표를 떼고 친환경 신사업 가치를 부각하려는 시도다.

28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두산에너빌리티(Doosanenerbility)라는 사명으로 상표 및 도메인 출원을 완료했다. 아직 새 사명의 구체적 의미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사명 변경은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확정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사명 변경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 사명 변경은 22년 만이다. 두산중공업은 한라그룹 계열의 현대양행으로 1962년 출범했다. 1980년 대우그룹이 현대양행을 인수한 뒤 한국중공업으로 사명이 바뀌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대우가 사업권을 박탈당하면서 국영화됐다. 이후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민영화가 결정됐다. 2000년 12월 두산그룹에 넘어가면서 지금의 두산중공업이 됐다.

두산중공업은 핵심 신사업의 가치를 부각하고,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개척하는 기업의 비전을 강조하기 위해 사명 변경에 나섰다. 두산중공업은 석탄화력과 원자력 등 기존 주력 사업에서 벗어나 해상풍력·수소터빈·소형모듈원자로(SMR)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가스터빈·수소·신재생에너지·SMR 등 4대 성장사업 비중을 올해 36%에서 52%(2023~2026년 평균)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최근 두산중공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긍정적인 편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8908억원을 기록하며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5% 증가한 11조8077억원, 당기순이익은 6458억원으로 8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두산중공업의 호실적에 힘입어 두산그룹은 28일자로 1년11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났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