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업계 최악 '돈가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가하락에 VC 투자 유치 난항
IPO 깐깐한 심사에 문턱 높아져
IPO 깐깐한 심사에 문턱 높아져
설립 3년차 비상장 바이오벤처 A사는 최근 벤처캐피털(VC)에서 50억원을 투자받기로 했다. 애초 목표액의 절반을 조금 넘는 규모다. 최근 세계 바이오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데다 국내 유명 제약회사까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기에 투자 유치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사정은 딴판이었다. 6개월 넘게 국내 벤처캐피털의 문을 두드렸지만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 바이오기업들도 투자금을 모으려고 한국을 찾았을 만큼 돈이 넘쳐나던 2~3년 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상장 일정이 불투명한 비상장 바이오벤처의 자금난이 심하다. ‘돈줄’ 역할을 하던 벤처캐피털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바뀌면서다. 바이오주 주가 급락 여파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에만 32% 하락한 KRX헬스케어지수는 올 들어서도 18% 떨어졌다. 대형 벤처캐피털의 한 심사역은 “비상장사는 회사와 벤처캐피털 간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눈높이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며 “투자금을 유치하려는 바이오벤처 10곳 중 9곳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뭉칫돈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는 한국거래소의 깐깐한 심사에 문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와이바이오로직스와 퓨처메디신이 상장을 자진 철회했을 정도다. 어렵게 거래소 문턱을 넘어도 흥행이 예전만 못하다. 최근 코스닥시장에 데뷔한 유전자가위 원천기술 보유 업체 툴젠은 공모가가 희망 밴드(10만~12만원)보다 30% 이상 낮은 7만원에 정해졌다. 게다가 주가도 부진하다. 28일 종가는 5만1600원으로 공모가보다 26% 하락했다.
상장 바이오벤처들도 자금 조달이 녹록지 않다. 전환사채(CB) 발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바뀐 전환가격 조정(리픽싱) 제도가 직격탄을 날렸다. 이전까지만 해도 주가 하락 시 전환가격 하향 조정만 가능했지만, 제도 개선으로 상향 조정이 의무화됐다. CB에 투자해도 투자자가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가 된 것이다. 김명환 BHN인베스트 대표는 “상장사 CB 투자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한재영/이우상/이주현 기자 jyhan@hankyung.com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 바이오기업들도 투자금을 모으려고 한국을 찾았을 만큼 돈이 넘쳐나던 2~3년 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상장 일정이 불투명한 비상장 바이오벤처의 자금난이 심하다. ‘돈줄’ 역할을 하던 벤처캐피털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바뀌면서다. 바이오주 주가 급락 여파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에만 32% 하락한 KRX헬스케어지수는 올 들어서도 18% 떨어졌다. 대형 벤처캐피털의 한 심사역은 “비상장사는 회사와 벤처캐피털 간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눈높이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며 “투자금을 유치하려는 바이오벤처 10곳 중 9곳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뭉칫돈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는 한국거래소의 깐깐한 심사에 문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와이바이오로직스와 퓨처메디신이 상장을 자진 철회했을 정도다. 어렵게 거래소 문턱을 넘어도 흥행이 예전만 못하다. 최근 코스닥시장에 데뷔한 유전자가위 원천기술 보유 업체 툴젠은 공모가가 희망 밴드(10만~12만원)보다 30% 이상 낮은 7만원에 정해졌다. 게다가 주가도 부진하다. 28일 종가는 5만1600원으로 공모가보다 26% 하락했다.
상장 바이오벤처들도 자금 조달이 녹록지 않다. 전환사채(CB) 발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바뀐 전환가격 조정(리픽싱) 제도가 직격탄을 날렸다. 이전까지만 해도 주가 하락 시 전환가격 하향 조정만 가능했지만, 제도 개선으로 상향 조정이 의무화됐다. CB에 투자해도 투자자가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가 된 것이다. 김명환 BHN인베스트 대표는 “상장사 CB 투자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한재영/이우상/이주현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