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엘르코리아]
[사진=엘르코리아]
하의를 흘러내릴 듯이 착용하는 '로우라이즈(Low-rise)' 패션이 돌아왔다.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 브랜드들은 2022 SS(봄·여름) 컬렉션에서 잇따라 로우라이즈 스타일을 선보였고, 연예인들 역시 이 스타일을 소화하며 유행을 예고했다. 다만 소비자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명품 패션 브랜드들은 2022 SS 컬렉션을 통해 허리를 드러낸 로우라이즈 스타일을 잇따라 공개했다. 샤넬은 골반에 걸치는 치마 위로 속옷 라인이 나오도록 로우라이즈 스타일을 선보였다. 골반 라인에 주얼리 장식을 더해 흘러내릴 듯한 하의 스타일링을 더욱 강조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는 하의 허리선이 골반까지 내려오는 미니스커트에 크롭톱 니트를 스타일링한 패션을 선보였다. 하의가 밑으로 내려가고 상의가 위로 올라가 허리 라인이 훤히 드러나는 패션이 연출됐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블루마린도 치마 대신 통이 넓은 바지를 이용한 로우라이즈 스타일을 선보였다. 바지 허리선에 나비 장식을 크게 붙여 골반 라인을 한층 도드라지게 했다.

연예인들 역시 화보 촬영이나 공식석상에서 이 유행을 반영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인 윤아는 최근 패션 매체 엘르코리아 화보 촬영에서 로우라이즈 패션을 선보였다. 짧은 크롭톱 상의와 스커트를 매치한 전형적인 로우라이즈 스타일이었다.
배우 김태리. [사진=tvN 제공]
배우 김태리. [사진=tvN 제공]
로우라이즈 패션이라고 해서 늘 허리 라인이 노출되는 것은 아니다. 이달 초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김태리는 골반부터 시작되는 롱스커트에 노란색 블라우스를 입어 노출 없이 로우라이즈 패션을 소화했다.

하지만 업계 트렌드와는 달리 소비자들 사이에선 로우라이즈 유행을 반기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30대 직장인 강모씨는 "한국인은 원래 하체가 짧은 체형인데 과연 일반인들도 저 패션이 유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리가 더 짧아보이는데 왜 저런 스타일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그는 "연예인이나 유행에 아주 민감한 사람들 정도나 입지, 일반 직장인들이 저런 옷을 입을 수 있을까"라면서 고개를 저었다.

대학생 박모씨(21) 역시 "온라인에서 '흑역사 패션'이라 불리는 스타일이다. 로우라이즈 스타일로 입고 사진 찍으면 10년 뒤 절대 그 사진 못 볼 것 같다"며 "로우라이즈보다는 다리가 길어보이는 하이웨스트를 여전히 선호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가 로우라이즈 패션의 재유행을 불러왔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로우라이즈는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즉 세기 말에 이효리·패리스 힐튼 등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스타일"이라며 "코로나19가 지속되며 불안함을 느낌과 동시에 희망을 꿈꾸는 상황이 세기말과 매우 비슷하다. 당시의 감성이 패션으로 되살아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