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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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자 최후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金) 가격이 최근 무섭게 치솟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트로이온스(31.1g)당 1732.9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 금 가격은 지난달 26일 트로이온스당 1888.2달러로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4일 1945.7달러까지 올라 최고가를 찍었지만, 개전한 이후로는 오히려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금값 급등은 글로벌 물가 상승 때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게다가 금은 위기 상황에 빛을 발하는 자산이다. 인플레이션 우려에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힘받는 금값…골드바 살까, 금통장 가입할까

금 살까 말까 고민

그렇다면 지금 당장 금을 사야 할까?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로한 레디 글로벌엑스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리스크가 계속되는 한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는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에 따라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향후 금값이 하향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금 투자에 대해 단기 차익 추구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나 장기 투자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동성이 작지 않다 보니 매매 차익을 겨냥해 타이밍을 맞추기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의 10%가량을 편입해 장기 운용한다는 관점에서 시세가 떨어졌다고 판단될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송인 신한PWM 프리빌리지 서울센터 PB팀장은 “미국 중앙은행(Fed) 긴축이 시작되고 달러 가치가 오르면 금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잦아들고 시장이 안정화할 때 금을 사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사고파나

개인이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금 실물 거래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을 통한 거래 △시중은행 금 통장 △금 신탁상품 △금 펀드 등이 있다. 골드바 같은 금 실물 거래가 가장 직관적이지만 차익 투자보다 장기 보유 목적에 적합하다. 금 실물은 상품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골드바를 살 때 부가가치세를 10% 내야 하고 구입처에서도 수수료(약 6%)를 떼간다.

한국거래소를 통한 투자도 가능하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고시된 시장 가격에 따라 주식처럼 사고파는 방식이다. 장내 거래 수수료가 0.3% 수준으로 저렴하고, 매매차익은 비과세된다. 100g 이상의 금을 실물로 인출할 수도 있다. 금 투자에 따른 소득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이점도 있다.

시중은행에선 금 통장·신탁을 활용할 수 있다. 금 통장은 외화예금처럼 은행 계좌에 돈을 넣어두면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따라 잔액이 자동으로 움직인다. 0.01g 단위로 매매할 수 있어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거래수수료 1%와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 15.4%가 붙지만 투자 방식이 간편하다는 게 장점이다.

김대훈/빈난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