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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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일 "더 나쁜 정권교체가 아니라 더 나은 정치교체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선이 임박하면서 '정권교체' 바람을 차단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명동 거리 유세에서 "민주당이 기득권을 과감하게 내려놓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민주당이 앞서 '국무총리 국회 추천과 '실질적 다당제 구현을 위한 선거제 개편', '대통령 4년 중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개헌' 등을 핵심으로 하는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걸 언급한 것이다.

이 후보는 "거대 양당이 정치를 독점하고 제3의 선택이 불가능한 차악 선택을 강요하고, 다른 편이 실패 실수하면 나한테 기회가 오기 때문에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발목을 잡아서 상대 실패를 유도하는 정치는 이제 끝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수당도 자기 목소리를 내고, 지지받은 만큼 정치에 참여하고 우리 국민도 둘 중 하나 차악이 아니라 최선을 선택할 수 있는 정치에 기대를 갖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함께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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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심판론을 강조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의식한 듯 "증오와 갈등을 심는 분열의 정치, 보복과 정쟁이 횡행하는 구태 정치를 넘어서서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진정한 통합의 정치, 국민 내각 대통합의 정부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후보가 3·1절인 이날 명동을 유세 장소로 택한 것은 여론조사 금지 시한(3월 3일)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명동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서 마지막 유세를 한 장소다.

이 후보는 "명동은 위기 극복과 경제 부흥, 그리고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곳"이라며 "IMF 위기 때 금 모으기가 시작된 곳"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서 유세하셨던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 없는 나라, 상식의 나라를 만들고 싶어했다"며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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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발언' 논란을 의식한 듯 "우리는 근세사에 두 번의 침략 당해 엄청난 고통 겪었고 지금도 그 상흔 남아 있다"며 "지금 우크라이나에도 똑같은 고통이 시작되고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잠시 기도하자"며 묵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세 장소에는 전혜숙·기동민 의원 등 소속 의원 수십 명이 연단에 올라 기세를 과시했다. 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한 배우 이원종·박혁권 씨도 함께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