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EDI혁신기업ESG30 ETF’였다. 개인 순매수액이 400억원을 넘어 2위 ETF의 두 배 이상이었다.

TIGER KEDI30 ETF는 한국경제신문이 만든 KEDI30 지수를 추종한다. 전문가들은 이 ETF의 인기 비결로 KEDI30 지수 구성 종목의 탄탄한 실적을 꼽는다. KEDI30에 포함된 30개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전년 대비)은 81.6%였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가 있는 국내 상장사 215곳의 증가율이 34.3%인 걸 감안하면 증가폭이 두 배를 웃돈다. 30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 역시 시장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은 ETF”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EDI 30 '혁신의 힘'…영업이익 81% 늘었다

올해도 시장 대비 두 배 성장 예상

KEDI30 지수에 포함된 30개 기업은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선별한다. CEO 130여 명이 혁신기업 50곳을 1차적으로 골라내면 한경·연세대 경영대 동반경영연구센터·IBS컨설팅이 공동 개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모델을 적용해 최종적으로 30곳을 추린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30개 종목의 영업이익 총합은 전년 동기 대비 64.2% 늘었다. 지난달 28일까지 작년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잠정치, 나머지는 추정치로 계산한 결과다. 레고켐바이오리노공업은 별도 기준, 나머지는 연결 기준이다. 효성첨단소재의 경우 영업이익 증가율이 1178.4%에 달했다.

KEDI30 지수 구성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106조2380억원으로, 작년보다 17.8% 늘어날 전망이다. 실적 전망 증권사 수가 세 곳이 넘는 215개 국내 상장사의 올해 총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9.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상장 한 달도 안 돼 순자산 6배로

KEDI30 구성 종목 중 올해 영업이익 증가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건 엔씨소프트다. 지난해 3752억원에서 올해 7886억원으로 110.2%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게임 대장주’로 불리던 엔씨소프트는 게임 과금 논란에 지난해 하반기 기대작의 흥행 부진으로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폭증한 리니지W 인력 관련 인센티브, 마케팅비 등이 올해 정상화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리니지W가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 P2E(play to earn)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속적 하락으로 주가도 다른 게임주 대비 저평가된 상황이다.

뒤이어 넷마블(105.3%) 하이브(86.8%) 유한양행(73.5%) 이마트(73.3%) 카카오(54.6%) 등도 올해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레고켐바이오의 경우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이 회사는 ‘바이오업계의 플랫폼주’로 불린다. 여러 약물과 결합 가능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리노공업, LG이노텍, 한미약품 등은 한 달 전 대비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1일 기준 TIGER KEDI30 ETF의 순자산 총액은 615억원이다. 지난달 8일 상장 때 100억원이던 게 한 달도 안 돼 여섯 배 이상으로 불었다. 2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액이 400억3000만원에 달해 국내주식형 ETF(레버리지·인버스 제외) 중 압도적 1위였다. 2위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195억7000만원) 순매수액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다. 3위는 ‘TIGER 2차전지테마’(150억2000만원)였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