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의존 1위·수출주도 경제…한국, 글로벌 인플레에 유독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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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의 공습이 시작됐다
(3) 대외의존형 경제의 덫
정유·철강·유화 등 주력산업
에너지 사용 비중 높은데다
글로벌 시장 경쟁도 치열
유가 올라도 가격 반영 어려워
(3) 대외의존형 경제의 덫
정유·철강·유화 등 주력산업
에너지 사용 비중 높은데다
글로벌 시장 경쟁도 치열
유가 올라도 가격 반영 어려워
![원유의존 1위·수출주도 경제…한국, 글로벌 인플레에 유독 취약](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AA.29115876.1.jpg)
한국이 더 취약한 까닭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2020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은 국내총생산(GDP) 1만달러당 5.70배럴에 이르렀다. OECD 회원국 중에서는 2위인 캐나다(5.07배럴)를 앞질렀으며 일본(2.36배럴) 독일(1.94배럴) 등의 두세 배에 이른다. 개발도상국이면서 산유국인 브라질(5.87배럴)과 비슷한 수준으로, 중국(3.49배럴)을 큰 폭으로 넘어선다.![원유의존 1위·수출주도 경제…한국, 글로벌 인플레에 유독 취약](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AA.29117403.1.jpg)
지난해부터 나타나고 있는 곡물 가격 급등세도 한국에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은 곡물을 수입하고 있다. 자급률은 2019년 기준 25.5%에 그친다. 산업국가인 독일(104.7%)은 물론, 경지면적 비율 등이 한국과 비슷한 일본(29.7%)에도 못 미친다. 한국은 특히 밀과 콩, 옥수수 등 3대 곡물의 수입 비중이 95.0%에 이르러 OECD 중 최하위권이다.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면 국내에서 소비되는 농산물 가격도 뛰는 구조다. 사료용 곡물의 수입 비중도 67.7%에 달해 육류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지기 쉽다.
수입 다변화 등 완충장치 시급
주요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대기업 비율이 물가 상승기에 경제 안정성을 떨어뜨린다는 분석도 있다. 이창양 KAIST 경영대 교수는 “미국이나 독일은 전체 기업의 25%가 대기업으로 생산성이 높은 데다 주력 산업도 다변화돼 있어 인플레이션을 견디기 쉽다”며 “한국은 대기업 비율이 1%에 불과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생산성과 가격 협상력이 낮아 대외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총이자비용으로 나눈 비율)이 100%에 못 미치는 중소기업이 절반을 넘어선 상황에서 글로벌 물가 상승에 따른 악재까지 더해지면 기업 도산 등 실물경제 타격이 우려된다.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