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 무역수지가 작년 12월부터 두 달 연속 지속된 적자를 벗어나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6% 늘어난 53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월 기준 수출이 5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평균 수출액(26억9600만달러) 기록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24.0%), 컴퓨터(44.5%), 디스플레이(39.2%), 가전(14.6%), 철강(40.1%) 등 주력 품목이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반도체는 20개월, 무선통신은 16개월, 석유화학·철강은 14개월 이상 수출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반도체는 10개월 연속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했다. 다만 자동차부품 수출은 반도체 수급 차질로 해외 공장 생산이 줄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1% 늘어 53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2월 수치 중 최대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의 여파로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125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3억4000만달러(53.2%)가량 늘어난 수치다. 다만 1월과 비교하면 수입액이 34억6000만달러 줄었다. 1월은 일반적으로 겨울철 수요 등으로 인해 2월보다 에너지 수입이 많다는 게 산업부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월 48억3000만달러 적자에서 지난달 8억4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수입 증가폭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언제든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월 들어 상승한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3월 수입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수출도 45.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악영향도 2월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앞으로도 수출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물류난 해소, 거래처 전환, 무역금융 등의 수출지원대책을 올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