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정보기술(IT) 개발 인력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병역면제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러시아 개발자들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져서다.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러시아 디지털부가 IT분야 긴급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코메르산트가 확보한 지원대책 초안에는 IT기업들에게 세제 혜택 제공, 프로그래머의 군대 징집 제한 등이 담겼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가 IT 개발자들에게 군대면제 혜택을 주는 안을 검토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과 유럽 등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제재를 꺼내들면서 러시아 경제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화폐인 루블 가치가 연일 폭락하면서 러시아에서 일하는 IT 개발자들의 실질임금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1일 러시아 내에서 루블·미국 달러 환율은 91루블대로 루블 가치가 바닥을 쳤던 전 거래일보다 가치가 상승(환율 하락)했다. 러시아가 기준금리를 연 20%로 대폭 올리는 등 긴급조치를 시행한 결과다. 그러나 러시아 외 국가에서 루블·달러 환율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개발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러시아 프로그래머들의 해외 취업이 수월해진 점이 러시아 디지털부의 긴급대책 마련으로 이어졌다고 코메르산트는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