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로코, 센드버드…기업가치 1조 이상 '유니콘' 창업자가 말하는 성공 비결 [실리콘밸리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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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진(몰로코), 김동신(센드버드), 이진형(엘비스)
실리콘밸리 유명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경영 노하우
실리콘밸리 유명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경영 노하우
안익진 몰로코(Moloco) 대표(CEO), 김동신 센드버드(Sendbird) CEO, 이진형 엘비스(LVIS) CEO 등 실리콘밸리 유명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최근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후배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는 '실리콘밸리 창업가 선배와의 대화'라는 토크쇼가 계기가 됐습니다. 이 토크쇼는 롯데그룹이 주최하고 '더밀크', '82스타트업'이 기획했습니다. 롯데가 선발한 국내 유망 스타트업 9곳의 창업자·임원 11명이 참가했습니다.
원래 안 대표와 이 대표의 참석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안 대표가 평소 친분이 있는 김 대표에게 '시간이 되면 참석해서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김 대표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합니다. 김 대표는 토크쇼 중간에 참석했기 때문에 '팀 구성', '인재 채용' 등과 관련해서 주로 조언했습니다.
선배 창업자들은 '좋은 인재 뽑는 법', '인맥(네트워크) 형성 방법', '자금 유치 단계별 노하우', '팀 운영 전략' 등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두 시간 넘게 이야기했습니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거나 미국 진출 등에 뜻이 있는 창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토크쇼에서 나온 이야기를 상세하게 정리했습니다.
참고로 몰로코는 모바일 광고 기술 관련 스타트업입니다. 지난해 세계적인 투자자인 타이거글로벌 등에서 투자금을 받고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을 인정 받아 유니콘에 올랐습니다. 현재 기업가치는 1조7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익진 대표는 구글 출신으로 2014년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센드버드 역시 타이거글로벌,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실리콘밸리 유명 유니콘입니다. 다양한 고객사의 앱에 채팅, 음성, 영상 대화 기능을 맞춤형으로 제공합니다. 김동신 대표는 엔씨소프트 등에서 근무했고 소셜 게임 업체 파프리카랩을 일본기업에 매각한 경험이 있습니다. 2013년 센드버드를 설립했습니다.
이진형 대표의 엘비스는 뇌 질환 해결을 위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입니다. 현재 시리즈 B-2 단계를 진행 중이고 유력한 '유니콘 후보'로 꼽힙니다. 이 대표는 뇌 신경세포 연결망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2013년 스탠퍼드대 종신 교수로 임용됐습니다.
(이진형) 두 가지가 있어요.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죠. 본인이 실력을 쌓고 전문가가 되면 인바운드 네트워킹이 늘어나요. 아웃바운드도 잘하려면 부지런해야합니다. 미국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요. 가서 인사하고 끊임없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우리 아는 사이니까 해줘' 이런 건 안 통합니다. '나를 알아놓으면 좋고, 내가 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분명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해요, 적극적으로 노크해서 네트워크를 만드세요.
(안익진) 중요한 포인트 이야기하신 것 같아요. 저는 '안 맞는 옷을 굳이 입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을 하면서 네트워크를 쌓는 스타일이거든요, 파트너사들이나 심지어 경쟁포지션에 있는 업체들과도 네트워크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저는 '우리는 뭘 줄 수 있고 뭘 받을 수 있나'를 고민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 사람의 학연이나 지연을 떠나서 첫 미팅 잡고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또 가끔 저희 직원들이 '창업 어떻게 준비하면 되나요'라고 물으면 '회사에서 일을 열심히 일 하면 된다'고 합니다. 팀에서 일을하며 봤던 모습들이 사업할 때 네트워크가 되거든요. 서로 가치를 창조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한국인들끼리 네트워크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해요.같은 민족이고 같은 언어를 공유하는 사람들은 그 동안 (네트워크의) 깊이가 깊지 않았어도 해줄 수 있는 게 다르죠. 뭔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달라요. TV에 나오는 백인 누구와 네트워킹할까보다는 나와 궁합이 잘 맞아서 성장을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을 지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이) 두 가지 핵심포인트가 있어요. 첫째는 '내가 안 해도 되는 일을 최대한 빨리 다른 사람에게 나눠줘야한다'는 것이고요, 같은 말이지만 '내가 꼭 해야할 일을 찾아서 집중해서 해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해야되는 일을 놓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내가 해야하는 일과 남이 해도 되는 일은 구별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안) 중요한 부분이고요, 저희는 '조직 중심 성과', '주인 의식'을 강조합니다. 제가 구글 다닐 때 12명의 팀원이 밑에 있는 VP(부사장급)가 있었어요. 그 VP가 안드로이드 데이터를 담당했던 저희 팀에 4명을 줬어요. '할 일은 많고 세상을 바꿔야하는데 네가 해줄 수 있다면 땡큐'라고 말하더라고요.
▶투자 유치의 팁이 있다면요
(안) 저는 솔직히 잘한 편은 아니었어요. 시리즈 A때 투자자들에게 이야기했던 내용을 보면, 지금의 내용이랑 메시지가 다르지 않았다는 게 좋아요. 투자유치는 회사가 잘 성장할수록 쉬워집니다. 희망을 가지시고요. 고생이란 걸 알고 가면 덜 고생스럽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음이 실리콘밸리 VC가 3000개라고 하더라고요. 스타트업도 많은데 VC도 엄청 많아요. 투자자들이 채워야하는 쿼터가 있어요, 많이 만나다보면 좋은 이야기 줄 수 있는 곳이 한 군데는 있거든요. 제 얘기를 하다보면 한 명은 좋아할 사람이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자기 이야기를 너무 바꾸려고 하지 마시고 가다듬는 게 좋습니다. 생각보다 회사는 오래 갑니다. 많이 시도하면 조은 길이 나옵니다. 두려워말고 해보세요.
(이)스타트업은 (투자 받는) 공식 같은 걸 따라갈 필요는 없어요. 벤처캐피털(VC)가 와서 이런 식으로 얘기해도 그건 VC 생각인 것이죠. 애플 구글 아마존이 처음 시작할 때 VC들이 생각하는 공식을 따르는 회사였나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VC에 의지해서 공식에 맞추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와 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건 궁합입니다. 투자를 받는 게 성공이라고 보지 말고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고민해야합니다. 그게 스타트업의 목적이죠.
(안) 매출이 안 나온다고 밸류를 창조하지 못하는 건 아니잖아요. 회사마다 어떤 곳은 한 번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곳이 있는반면 어떤 곳은 길게 관계를 유지하며 꾸준히 투자 받는 곳이 중요할 수 있죠.
(안) 돈을 주는 투자사가 궁합에 맞는 투자자죠.(웃음) 그런데 꼭 피애햐하는 투자자도 있어요,
(이)입금할 듯 안 하는 투자자를 피해야죠(웃음)
(안)제일 싫은 투자자죠. '나랑 오래가줄 수 있는지'를 봐야죠.
(이) 실리콘밸리 투자자보다 한국 투자자가 (오래가는) 그런 면이 강해요. 저희는 그래서 한국에서 투자를 받았어요.
▶매출이 나오는 스타트업은 밸류를 갖고 숫자를 보여줄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엔 어떻게해야할까요.
(이) 딥테크 스타트업의 장점은 딱 보면 알 수 있어요. 또 기술이 전혀 없어도 어마어마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이야기를 잘 풀고 하면 시작부터 10억달러에서 하는 곳도 잇죠. 기술을 갖고 고군분투해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중요해요.
(안) '선행학습금지'란 부분을 이야기할게요. 저도 시리즈A 때 '매출 나오는 스타트업'이라고 떠들고 다녔어요. 그런데 그게 무슨의미가 있겠어요. 시리즈 A와 시리즈 B 때 보는 것들이 다르잖아요. 저는 괜한 이야기를 했구나 생각해요. 오히려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하고 기술적으로 준비가 많이 돼있다는 점을 강조하세요. 딥테크에 실적을 크게 바라지 않을 겁니다. 가설과 검증, 즉 다음에 어떻게하겠다고 이야기하는거죠.
(이)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은 IPO를 해도 매출이 0인 회사가 많아요. 어떻게 증명할 건지 중요하죠. 실적이 안 나오는데 그걸 계속 요청하면, '패스'하시고 다른 투자자 만나는 게 좋습니다.
(안) 채용과 관련해선 '안타가 나오는 건 타석에 많이 들어서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채용은 계속 많이 하셔야해요. 그러면 어떻게 사람을 설득하느냐가 중요한데요. 투자자 만나면 피치 많이 하시잖아요, 그리고 비전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고요. 투자자를 설득할 때처럼 하셔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직원이 회사를 통해서 성공 말고 얻고자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인데, 그것은 창업자에게도 중요한 것입니다. 회사 잘 되고 돈 버는 거 좋은데 회사의 성공 말고 나의 내적 성장에 뭐를 얻고 싶은지 이런 대화를 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이 사람이 원하는 건 뭐고 그것을 우리 회사에서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는 지 이야기하면 좋습니다." ▶이런 사람 뽑으면 안 된다는 게 있을까요
(이) 외적동기부여가 너무 강한 사람은 스타트업에서 부적절한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은 사실 스타트업이 힘들 때가 되면 떠나가더라고요. 여러가지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어려워요.
(안)저는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안전벨트가 없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죠. 회사가 내려갈 때, 사람들 튕겨져 나갑니다. 그 때 단단하가 메어주는 게 모티베이션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뽑아야지 문제를 만드는 사람을 뽑으면 안 됩니다. 유능해도 어떤 상황을 보면 문제를 만드는 사람이 있어요.
▶채용 관련 국적이 중요할까요
(안) 다양성을 위한 다양성은 경계해야한다고 봅니다.
(이) 국적이 중요한 것 보다는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해요. 다양성을 강조하는데 저는 그것에 대해서 들을 때마다 고민이 있었어요. 어떻게 다 다른 사람이 모여서 잘 되냐는거죠. '가치를 공유한다'는 가정 하에 다양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겁니다. 그 가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게 중요해요.
(김동신) 저는 항상 노심초사하면서, 위기감을 갖고 스스로 질문하는게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위대한 CEO가 오면 난 어떤 의사결정을 할까’를 고민해요. 항상 최상의 선택을 할 수는 없고 높은 확률로 좋은 답을 할까 고민 중입니다. 문화적으로 '코어밸류'를 공유할 수 있어야해요.센드버드엔 인터뷰 때 회사의 코어밸류를 따로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이 강하게 거부하면 채용이 스톱됩니다.
(김) 과거 스토리, 경험을 이야기해달라고 합니다. 센드버드의 가치는 ‘고객에 대한 끝없는 집요함’입니다. 고객이 어려운 상황에서 챌린지한 상황을 어떻게 풀었는지 물어봐요. 어디까지 가봤냐는거죠. 어떤 기여를 했고 초월적인 사례를 발굴하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패턴이 생겨요. 그리고 누구를 뽑았느데 잘 안됐으면 당시 채용 노트를 봐요. 저희끼리는 '관찰'이라고 부르는데, '다음번엔 더 노력을 하자'고 합니다. 노트를 잘 쓰려고 해요. 시행착오는 어쩔 수 없는거죠.
(안)정해진 공식이 없어요. 그게 실리콘밸리의 매력입니다. 회사마다 달라요. 예를 들면 '해고 사이클'이 빠른 회사가 있어요. 많이 뽑고 많이 내보내는 모델 가능하죠. 예를 들어 우버가 그랬어요. 좋은 조건에 오퍼를 내는 대신에 1년도 안 돼서 해고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김) 펜데믹 동안 빠르게 성장한 기업들 대상으로 보면 '직원 20-30%'를 매년 바꾼다고 해요. 엄청나게 비싼 비용을 치르고 있죠. 잘 나가는 회사들의 통계입니다. 인상적인 게 드롭박스 하던 분이 테크어드바이저로 있는데, ‘너무 이직률이 낮다는 건 너무 안정적인 사람을 뽑고 있다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회사가 뻔해진다는 겁니다. 그럼 이노베이션도 떨어지고요. 리스크테이킹을 해서 20% 정도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뽑아야합니다."
▶채용 때 다양성은요
(김) 직원들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나랑 비슷한 사람이 있을 때 '성공해서 저 자리에 갈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기는거죠.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인이 아니면 보드멤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안되는 겁니다. 센드버드엔 저랑 CTO 제외하곤 다 새로오신 분들입니다. 인종 백그라운드 다양한 분들이고요. 캘리포니아에선 이사회멤버의 다양성도 중요합니다. 그런 것들 없으면 상장이 안됩니다.
(김) 글로벌 DNA만들겠다면 우선 파운더들이 동조해야합니다. 일 바빠지고 힘들어지면 한국말 나오고 그래요. 제가 첫 회사를 일본회사에 매각했는데 경영진 다 일본어 썼어요. 전 그 방에 가는 순간 ‘나는 안되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 느낌을 주지 않아야해요. 센드버드는 공식 문서엔 영어를 씁니다. 유일한 예외가 잡담방과 뉴스죠. 문서나 또는 회의할 때 외국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영어로 해야합니다. 글로벌컴퍼니 만드려면 CEO가 그런 걸 관리 해야합니다. ‘내가 외국인이면, 내가 이 회사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예스’란 답이 나와야해요. 그리고 미국 오시려는 분들중에서 한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 쓰는 분들 많아요. 외국인들은 모르는 솔루션을 쓰는거죠. 글로벌 SaaS로 갈아타는 게 필요합니다. 대표가 룰메이커 역할을 해줘야합니다. 센드버드도 한 가지 예외가 있는데 시스템장애가 났을 때 백앤드엔지니어가 한국말 잘하면 한국말하라고 합니다.
▶투자 스테이지마다 CEO는 어떤 역할을 했나요.
(이) 긴 호흡으로 성장으로 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매번 고민해요. 그리고 인재를 뽑는 데 주력해요.
(안) 채용은 대표의 중요한 임무죠. 저는 새로운 제품을 어떻게 창조할 지 고민해요.
(김) 회사가 커지다보면 '내가 배워야할 것 같은 사람'을 뽑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기존에 알았던 것을 불안해도 내려놓고 잊어버리고 그 다음에 필요한 리더십을 익히려고 노력합니다. 코칭을 받거나 다른 CEO에게 들으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는 ‘여기까지 나를 성공으로 이끈 게 다음 단계에선 성공으로 가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안) 높은 게 장점이 많죠. 높게 주겠다는 데 왜 안받겠어요. 그런데 낮게 받는 것도 단점만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밸류가 높을수록 좋긴한데 거기서 오는 압박이 강하죠. 회사의 내실과 맞아합니다. 어긋났을 때 수습이 안 되는 걸 봐왔어요. 높은 밸류를 그래도 거부하지 마시고요. 회사에 큰 지장 있는 건 아닙니다.
(김) 내가 기업 가치를 어느 정도로 인정 받고 어느 정도를 포기(희석)할 용기가 있는지 '레인지'를 갖고 있으면 좋아요. 어느 수준은 꼭 받고 싶은데, 밸류에이션 레인지가 나오면 그게 좋은거죠. ▶각 자금조달 스테이지에서 타깃은 어떻게 정하나요.
(김) 펜데믹 전엔 밸류를 잘주는 회사와 안주는 회사의 차이가 2배도 안 났어요, 지금은 세 배 다섯 배 차이 납니다. 지금 마냥 좋은 밸류를 받는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밸류에이션이 너무 크면 버든이 옵니다. 결국 '생존'이 최고입니다. 회사가 돈 떨어지거나 직원 사기가 떨어지면 망합니다. 사기가 떨어지면 돌이키는 게 어렵죠. 그러면 뛰어난 사람이 나갑니다. 높은 밸류 때문에 다음 라운드 못가면 생각보다 많이 고생해요."
▶성장의 기울기를 관리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김)성장의 기울기, 빠를수록 좋죠. 스타트업은 결국 그로스입니다. 저희는 간단해요 좋은 제품 만들고 고투마켓해서, 사람 뽑아서 하는거죠. 우리 비즈니스에서 순간 순간의 덕목이 어디서 오는지 보면 성장이 빨라져요. 우리가 리소스바운드인지, 테크놀로지바운드인지 봐야해요. VC들은 작년에 2배했는데 왜 3배 못하냐고 물어보죠, 그런 관점에서 빨리 성장하면 좋죠. 와이낫입니다.
(이) 고민할 게 너무 많다는 게 가장 큰 고민입니다.(웃음) 저희가 스케일업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하면 '가장 적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원하는 마일스톤을 찍어나갈지가 고민입니다. 정확한 계획을 갖고 있는데 실현하는 과정에서 좋은 사람들로 팀을 채워나가야할 것 같아요.
▶몰로코와 센드버드가 작년 유니콘이 됐죠.
(안) 작년에 기업가치 1조7000억원을 인정 받았고, 지금은 더 커졌을 겁니다. ▶유니콘 전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안) 저는 일 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진 게 없어요. 스타트업 하시는 분들은 '우리가 지금 매출이 얼마냐, 그로스가 얼마냐'를 보거든요. 스타트업은 (성장의) '기울기'거든요. 기울기는 꾸준하고요. 회사가 커지면 기울이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유지하고 있는게 저희가 잘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내부적으로 하고 있는 건 크게 바뀐 건 없고요. 도움되는 부분은 좋은 분들이 더 오시는 것 같아요. 가장 신나는 부분입니다.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몰로코 같은 한국계 스타트업이 많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이) 자본의 지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창업을 해서 성장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에 자본 서포트를 해주는 곳이 충분하지 않아요.
(안) 결국 노하우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선배 창업자들이 새롭게 창업하시는 분들께 노하우를 전하는 것이요. 그리고 제 주변에 스타트업 하다가 망한 분 많아요, 그런데 여기는 망한 분들이 더 잘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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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원래 안 대표와 이 대표의 참석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안 대표가 평소 친분이 있는 김 대표에게 '시간이 되면 참석해서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김 대표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합니다. 김 대표는 토크쇼 중간에 참석했기 때문에 '팀 구성', '인재 채용' 등과 관련해서 주로 조언했습니다.
선배 창업자들은 '좋은 인재 뽑는 법', '인맥(네트워크) 형성 방법', '자금 유치 단계별 노하우', '팀 운영 전략' 등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두 시간 넘게 이야기했습니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거나 미국 진출 등에 뜻이 있는 창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토크쇼에서 나온 이야기를 상세하게 정리했습니다.
참고로 몰로코는 모바일 광고 기술 관련 스타트업입니다. 지난해 세계적인 투자자인 타이거글로벌 등에서 투자금을 받고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을 인정 받아 유니콘에 올랐습니다. 현재 기업가치는 1조7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익진 대표는 구글 출신으로 2014년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센드버드 역시 타이거글로벌,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실리콘밸리 유명 유니콘입니다. 다양한 고객사의 앱에 채팅, 음성, 영상 대화 기능을 맞춤형으로 제공합니다. 김동신 대표는 엔씨소프트 등에서 근무했고 소셜 게임 업체 파프리카랩을 일본기업에 매각한 경험이 있습니다. 2013년 센드버드를 설립했습니다.
이진형 대표의 엘비스는 뇌 질환 해결을 위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입니다. 현재 시리즈 B-2 단계를 진행 중이고 유력한 '유니콘 후보'로 꼽힙니다. 이 대표는 뇌 신경세포 연결망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2013년 스탠퍼드대 종신 교수로 임용됐습니다.
"미국 네트워크 구성 위해선 먼저 뭘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미국에서 어떻게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을까요.(이진형) 두 가지가 있어요.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죠. 본인이 실력을 쌓고 전문가가 되면 인바운드 네트워킹이 늘어나요. 아웃바운드도 잘하려면 부지런해야합니다. 미국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요. 가서 인사하고 끊임없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우리 아는 사이니까 해줘' 이런 건 안 통합니다. '나를 알아놓으면 좋고, 내가 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분명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해요, 적극적으로 노크해서 네트워크를 만드세요.
(안익진) 중요한 포인트 이야기하신 것 같아요. 저는 '안 맞는 옷을 굳이 입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을 하면서 네트워크를 쌓는 스타일이거든요, 파트너사들이나 심지어 경쟁포지션에 있는 업체들과도 네트워크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저는 '우리는 뭘 줄 수 있고 뭘 받을 수 있나'를 고민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 사람의 학연이나 지연을 떠나서 첫 미팅 잡고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또 가끔 저희 직원들이 '창업 어떻게 준비하면 되나요'라고 물으면 '회사에서 일을 열심히 일 하면 된다'고 합니다. 팀에서 일을하며 봤던 모습들이 사업할 때 네트워크가 되거든요. 서로 가치를 창조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한국인들끼리 네트워크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해요.같은 민족이고 같은 언어를 공유하는 사람들은 그 동안 (네트워크의) 깊이가 깊지 않았어도 해줄 수 있는 게 다르죠. 뭔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달라요. TV에 나오는 백인 누구와 네트워킹할까보다는 나와 궁합이 잘 맞아서 성장을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을 지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스타트업 경영자는 내가 할 일과 시킬 일을 구분해서 집중할 줄 알아야"
▶CEO로서의 업무를 어떻게 배분하세요.(이) 두 가지 핵심포인트가 있어요. 첫째는 '내가 안 해도 되는 일을 최대한 빨리 다른 사람에게 나눠줘야한다'는 것이고요, 같은 말이지만 '내가 꼭 해야할 일을 찾아서 집중해서 해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해야되는 일을 놓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내가 해야하는 일과 남이 해도 되는 일은 구별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안) 중요한 부분이고요, 저희는 '조직 중심 성과', '주인 의식'을 강조합니다. 제가 구글 다닐 때 12명의 팀원이 밑에 있는 VP(부사장급)가 있었어요. 그 VP가 안드로이드 데이터를 담당했던 저희 팀에 4명을 줬어요. '할 일은 많고 세상을 바꿔야하는데 네가 해줄 수 있다면 땡큐'라고 말하더라고요.
▶투자 유치의 팁이 있다면요
(안) 저는 솔직히 잘한 편은 아니었어요. 시리즈 A때 투자자들에게 이야기했던 내용을 보면, 지금의 내용이랑 메시지가 다르지 않았다는 게 좋아요. 투자유치는 회사가 잘 성장할수록 쉬워집니다. 희망을 가지시고요. 고생이란 걸 알고 가면 덜 고생스럽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음이 실리콘밸리 VC가 3000개라고 하더라고요. 스타트업도 많은데 VC도 엄청 많아요. 투자자들이 채워야하는 쿼터가 있어요, 많이 만나다보면 좋은 이야기 줄 수 있는 곳이 한 군데는 있거든요. 제 얘기를 하다보면 한 명은 좋아할 사람이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자기 이야기를 너무 바꾸려고 하지 마시고 가다듬는 게 좋습니다. 생각보다 회사는 오래 갑니다. 많이 시도하면 조은 길이 나옵니다. 두려워말고 해보세요.
(이)스타트업은 (투자 받는) 공식 같은 걸 따라갈 필요는 없어요. 벤처캐피털(VC)가 와서 이런 식으로 얘기해도 그건 VC 생각인 것이죠. 애플 구글 아마존이 처음 시작할 때 VC들이 생각하는 공식을 따르는 회사였나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VC에 의지해서 공식에 맞추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와 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건 궁합입니다. 투자를 받는 게 성공이라고 보지 말고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고민해야합니다. 그게 스타트업의 목적이죠.
(안) 매출이 안 나온다고 밸류를 창조하지 못하는 건 아니잖아요. 회사마다 어떤 곳은 한 번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곳이 있는반면 어떤 곳은 길게 관계를 유지하며 꾸준히 투자 받는 곳이 중요할 수 있죠.
"딥테크 스타트업에 실적 요구 안 할 것...다음단계에서 어떻게할 지 고민해야"
▶궁합이 맞는 투자사 어떻게 찾을까요(안) 돈을 주는 투자사가 궁합에 맞는 투자자죠.(웃음) 그런데 꼭 피애햐하는 투자자도 있어요,
(이)입금할 듯 안 하는 투자자를 피해야죠(웃음)
(안)제일 싫은 투자자죠. '나랑 오래가줄 수 있는지'를 봐야죠.
(이) 실리콘밸리 투자자보다 한국 투자자가 (오래가는) 그런 면이 강해요. 저희는 그래서 한국에서 투자를 받았어요.
▶매출이 나오는 스타트업은 밸류를 갖고 숫자를 보여줄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엔 어떻게해야할까요.
(이) 딥테크 스타트업의 장점은 딱 보면 알 수 있어요. 또 기술이 전혀 없어도 어마어마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이야기를 잘 풀고 하면 시작부터 10억달러에서 하는 곳도 잇죠. 기술을 갖고 고군분투해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중요해요.
(안) '선행학습금지'란 부분을 이야기할게요. 저도 시리즈A 때 '매출 나오는 스타트업'이라고 떠들고 다녔어요. 그런데 그게 무슨의미가 있겠어요. 시리즈 A와 시리즈 B 때 보는 것들이 다르잖아요. 저는 괜한 이야기를 했구나 생각해요. 오히려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하고 기술적으로 준비가 많이 돼있다는 점을 강조하세요. 딥테크에 실적을 크게 바라지 않을 겁니다. 가설과 검증, 즉 다음에 어떻게하겠다고 이야기하는거죠.
(이)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은 IPO를 해도 매출이 0인 회사가 많아요. 어떻게 증명할 건지 중요하죠. 실적이 안 나오는데 그걸 계속 요청하면, '패스'하시고 다른 투자자 만나는 게 좋습니다.
기업 밸류(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인재 채용이 가장 우선
▶어떻게 좋은 팀을 만들까요.(안) 채용과 관련해선 '안타가 나오는 건 타석에 많이 들어서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채용은 계속 많이 하셔야해요. 그러면 어떻게 사람을 설득하느냐가 중요한데요. 투자자 만나면 피치 많이 하시잖아요, 그리고 비전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고요. 투자자를 설득할 때처럼 하셔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직원이 회사를 통해서 성공 말고 얻고자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인데, 그것은 창업자에게도 중요한 것입니다. 회사 잘 되고 돈 버는 거 좋은데 회사의 성공 말고 나의 내적 성장에 뭐를 얻고 싶은지 이런 대화를 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이 사람이 원하는 건 뭐고 그것을 우리 회사에서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는 지 이야기하면 좋습니다." ▶이런 사람 뽑으면 안 된다는 게 있을까요
(이) 외적동기부여가 너무 강한 사람은 스타트업에서 부적절한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은 사실 스타트업이 힘들 때가 되면 떠나가더라고요. 여러가지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어려워요.
(안)저는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안전벨트가 없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죠. 회사가 내려갈 때, 사람들 튕겨져 나갑니다. 그 때 단단하가 메어주는 게 모티베이션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뽑아야지 문제를 만드는 사람을 뽑으면 안 됩니다. 유능해도 어떤 상황을 보면 문제를 만드는 사람이 있어요.
▶채용 관련 국적이 중요할까요
(안) 다양성을 위한 다양성은 경계해야한다고 봅니다.
(이) 국적이 중요한 것 보다는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해요. 다양성을 강조하는데 저는 그것에 대해서 들을 때마다 고민이 있었어요. 어떻게 다 다른 사람이 모여서 잘 되냐는거죠. '가치를 공유한다'는 가정 하에 다양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겁니다. 그 가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게 중요해요.
(김동신) 저는 항상 노심초사하면서, 위기감을 갖고 스스로 질문하는게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위대한 CEO가 오면 난 어떤 의사결정을 할까’를 고민해요. 항상 최상의 선택을 할 수는 없고 높은 확률로 좋은 답을 할까 고민 중입니다. 문화적으로 '코어밸류'를 공유할 수 있어야해요.센드버드엔 인터뷰 때 회사의 코어밸류를 따로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이 강하게 거부하면 채용이 스톱됩니다.
"안정적인 사람만 뽑으면 회사도 뻔해져...20%는 나간다는 생각으로 리스크 져야"
▶채용 때 물어보는 코어밸류는 어떤 것들을 말하시는거죠.(김) 과거 스토리, 경험을 이야기해달라고 합니다. 센드버드의 가치는 ‘고객에 대한 끝없는 집요함’입니다. 고객이 어려운 상황에서 챌린지한 상황을 어떻게 풀었는지 물어봐요. 어디까지 가봤냐는거죠. 어떤 기여를 했고 초월적인 사례를 발굴하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패턴이 생겨요. 그리고 누구를 뽑았느데 잘 안됐으면 당시 채용 노트를 봐요. 저희끼리는 '관찰'이라고 부르는데, '다음번엔 더 노력을 하자'고 합니다. 노트를 잘 쓰려고 해요. 시행착오는 어쩔 수 없는거죠.
(안)정해진 공식이 없어요. 그게 실리콘밸리의 매력입니다. 회사마다 달라요. 예를 들면 '해고 사이클'이 빠른 회사가 있어요. 많이 뽑고 많이 내보내는 모델 가능하죠. 예를 들어 우버가 그랬어요. 좋은 조건에 오퍼를 내는 대신에 1년도 안 돼서 해고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김) 펜데믹 동안 빠르게 성장한 기업들 대상으로 보면 '직원 20-30%'를 매년 바꾼다고 해요. 엄청나게 비싼 비용을 치르고 있죠. 잘 나가는 회사들의 통계입니다. 인상적인 게 드롭박스 하던 분이 테크어드바이저로 있는데, ‘너무 이직률이 낮다는 건 너무 안정적인 사람을 뽑고 있다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회사가 뻔해진다는 겁니다. 그럼 이노베이션도 떨어지고요. 리스크테이킹을 해서 20% 정도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뽑아야합니다."
▶채용 때 다양성은요
(김) 직원들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나랑 비슷한 사람이 있을 때 '성공해서 저 자리에 갈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기는거죠.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인이 아니면 보드멤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안되는 겁니다. 센드버드엔 저랑 CTO 제외하곤 다 새로오신 분들입니다. 인종 백그라운드 다양한 분들이고요. 캘리포니아에선 이사회멤버의 다양성도 중요합니다. 그런 것들 없으면 상장이 안됩니다.
"다음 단계의 성공을 위해 지금까지의 노하우 내려놓을 수 있어야"
▶다른 국적의 직원들과 일할 경우가 많아질 것 같은데, 어떻게 룰을 만들어야 할까요.(김) 글로벌 DNA만들겠다면 우선 파운더들이 동조해야합니다. 일 바빠지고 힘들어지면 한국말 나오고 그래요. 제가 첫 회사를 일본회사에 매각했는데 경영진 다 일본어 썼어요. 전 그 방에 가는 순간 ‘나는 안되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 느낌을 주지 않아야해요. 센드버드는 공식 문서엔 영어를 씁니다. 유일한 예외가 잡담방과 뉴스죠. 문서나 또는 회의할 때 외국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영어로 해야합니다. 글로벌컴퍼니 만드려면 CEO가 그런 걸 관리 해야합니다. ‘내가 외국인이면, 내가 이 회사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예스’란 답이 나와야해요. 그리고 미국 오시려는 분들중에서 한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 쓰는 분들 많아요. 외국인들은 모르는 솔루션을 쓰는거죠. 글로벌 SaaS로 갈아타는 게 필요합니다. 대표가 룰메이커 역할을 해줘야합니다. 센드버드도 한 가지 예외가 있는데 시스템장애가 났을 때 백앤드엔지니어가 한국말 잘하면 한국말하라고 합니다.
▶투자 스테이지마다 CEO는 어떤 역할을 했나요.
(이) 긴 호흡으로 성장으로 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매번 고민해요. 그리고 인재를 뽑는 데 주력해요.
(안) 채용은 대표의 중요한 임무죠. 저는 새로운 제품을 어떻게 창조할 지 고민해요.
(김) 회사가 커지다보면 '내가 배워야할 것 같은 사람'을 뽑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기존에 알았던 것을 불안해도 내려놓고 잊어버리고 그 다음에 필요한 리더십을 익히려고 노력합니다. 코칭을 받거나 다른 CEO에게 들으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는 ‘여기까지 나를 성공으로 이끈 게 다음 단계에선 성공으로 가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기업가치 높게 평가 받으면 좋지만...오히려 다음 단계 가는 데 부담 될 수도"
▶밸류는 무조건 높게 받는 게 좋은건가요(안) 높은 게 장점이 많죠. 높게 주겠다는 데 왜 안받겠어요. 그런데 낮게 받는 것도 단점만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밸류가 높을수록 좋긴한데 거기서 오는 압박이 강하죠. 회사의 내실과 맞아합니다. 어긋났을 때 수습이 안 되는 걸 봐왔어요. 높은 밸류를 그래도 거부하지 마시고요. 회사에 큰 지장 있는 건 아닙니다.
(김) 내가 기업 가치를 어느 정도로 인정 받고 어느 정도를 포기(희석)할 용기가 있는지 '레인지'를 갖고 있으면 좋아요. 어느 수준은 꼭 받고 싶은데, 밸류에이션 레인지가 나오면 그게 좋은거죠. ▶각 자금조달 스테이지에서 타깃은 어떻게 정하나요.
(김) 펜데믹 전엔 밸류를 잘주는 회사와 안주는 회사의 차이가 2배도 안 났어요, 지금은 세 배 다섯 배 차이 납니다. 지금 마냥 좋은 밸류를 받는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밸류에이션이 너무 크면 버든이 옵니다. 결국 '생존'이 최고입니다. 회사가 돈 떨어지거나 직원 사기가 떨어지면 망합니다. 사기가 떨어지면 돌이키는 게 어렵죠. 그러면 뛰어난 사람이 나갑니다. 높은 밸류 때문에 다음 라운드 못가면 생각보다 많이 고생해요."
▶성장의 기울기를 관리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김)성장의 기울기, 빠를수록 좋죠. 스타트업은 결국 그로스입니다. 저희는 간단해요 좋은 제품 만들고 고투마켓해서, 사람 뽑아서 하는거죠. 우리 비즈니스에서 순간 순간의 덕목이 어디서 오는지 보면 성장이 빨라져요. 우리가 리소스바운드인지, 테크놀로지바운드인지 봐야해요. VC들은 작년에 2배했는데 왜 3배 못하냐고 물어보죠, 그런 관점에서 빨리 성장하면 좋죠. 와이낫입니다.
"유니콘 된 이후 좋은 인재가 더 많이 오는 게 가장 신난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입니까(이) 고민할 게 너무 많다는 게 가장 큰 고민입니다.(웃음) 저희가 스케일업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하면 '가장 적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원하는 마일스톤을 찍어나갈지가 고민입니다. 정확한 계획을 갖고 있는데 실현하는 과정에서 좋은 사람들로 팀을 채워나가야할 것 같아요.
▶몰로코와 센드버드가 작년 유니콘이 됐죠.
(안) 작년에 기업가치 1조7000억원을 인정 받았고, 지금은 더 커졌을 겁니다. ▶유니콘 전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안) 저는 일 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진 게 없어요. 스타트업 하시는 분들은 '우리가 지금 매출이 얼마냐, 그로스가 얼마냐'를 보거든요. 스타트업은 (성장의) '기울기'거든요. 기울기는 꾸준하고요. 회사가 커지면 기울이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유지하고 있는게 저희가 잘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내부적으로 하고 있는 건 크게 바뀐 건 없고요. 도움되는 부분은 좋은 분들이 더 오시는 것 같아요. 가장 신나는 부분입니다.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몰로코 같은 한국계 스타트업이 많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이) 자본의 지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창업을 해서 성장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에 자본 서포트를 해주는 곳이 충분하지 않아요.
(안) 결국 노하우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선배 창업자들이 새롭게 창업하시는 분들께 노하우를 전하는 것이요. 그리고 제 주변에 스타트업 하다가 망한 분 많아요, 그런데 여기는 망한 분들이 더 잘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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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