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프로팀 독일인 감독, 자진 사퇴…"우크라이나 침공 때문"
러시아 프로축구 로코모티프 모스크바의 마르쿠스 기스돌(53·독일) 감독이 최근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반발했기 때문이다.

독일 신문 빌트는 기스돌 감독이 "축구 감독은 세계 최고의 직업이지만 지도자가 전쟁을 일으킨 나라에서 그 일을 계속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2일 보도했다. 기스돌 감독은 지난해 10월 로코모티프 모스크바 감독으로 부임한 뒤 4개월 반 동안 팀을 이끌었다. 12경기 3승 3무 6패의 성적을 냈다.

기스돌 감독은 "이 상황은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다"며 "불과 몇㎞ 떨어진 곳에서 전쟁 명령이 내려지는 연습장에 더 서 있기는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로코모티프 모스크바 구단은 기스돌 감독이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또 마르빈 콤페르 수비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콤페르 감독대행도 독일 출신이다.

러시아와 선을 긋는 움직임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출신 안드레이 보로닌은 디나모 모스크바 코치직에서 사퇴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골키퍼 야로슬라프 호지우르도 우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퇴단했다. 반면 디나모 모스크바 독일 출신 사령탑 잔드로 슈바르츠 감독은 "지금 비행기 표를 사서 가버리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러시아에 잔류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