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낮은 종목'만 선별한 ETF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아니더라도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잠재력을 보유한 변수들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올 상반기에 변동성에 적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비중을 일정 수준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변동성과 가장 크게 경계할 필요가 있는 변수는 실질금리의 상승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으로 밀려들어 왔던 유동성 흐름을 뒷받침했던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유례없는 절대 저금리 현상이었다. 그런데 3월이 지나가면 비정상적인 통화완화 정책은 종결을 고하고, 금리도 정상적인 수준을 향해 움직여갈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비정상적인 통화정책과 함께 마이너스 실질금리 또한 종결을 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

원자재 가격과 임금수준의 급등도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확대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과거 대비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극복하고 주식시장이 대세상승을 거듭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상당히 높아진 기업들의 수익성이었다. 따라서 높아진 물가수준이 기업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면 본격적인 기업가치 훼손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금리 때문에 부담이 되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는 현상이다.

변동성을 관리하는 가장 합리적인 수단은 폭넓은 분산투자다. 특히 다양한 가치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현재와 같은 국면에 대응하는 매우 유용한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 전체 자산의 거의 대부분이 밸류에이션이 높은 테크기업들로 구성된 투자자라면 안정적인 변동성을 보유한 가치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는 이유다.

미국에 상장된 가치주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중 변동성을 관리하는 수단으로 Invesco S&P500 Low Volatility ETF(티커명 SPLV)를 추천한다. 이 ETF는 S&P500 포함종목 중 변동성이 낮은 100개 종목을 선별해 구성된 포트폴리오다. 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구성되다 보니 포함된 업종 중 필수소비재나 유틸리티, 헬스케어 등 경기방어주 비중이 높다. 따라서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자주 발생하는 국면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