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도시바의 츠나카와 사토시 최고경영자(CEO)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돌연 사임했다. 츠나카와 CEO는 기업분할 계획을 발표한 뒤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왔다. 그의 퇴임으로 최근 1년 간 도시바 경영을 맡은 CEO는 세 명으로 늘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시마다 다로 신임 CEO를 선임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사토시 CEO는 취임 11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도시바는 그룹 구조조정 방안을 두고 경영진과 투자자 간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4월 쿠루마타니 노부아키 전 CEO가 도시바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주주 반발에 막혀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이후 취임한 츠나카와 CEO는 인프라 사업과 디바이스 사업을 떼어내 도시바를 3개 기업으로 분할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 계획은 또다시 투자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도시바는 결국 인프라 사업부를 도시바에 그대로 남겨 기업을 2개로 분할하는 수정안을 내놨다. 투자자들은 이런 구조조정 계획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취임한 시마다 CEO는 취임 직후 "기업 분할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임 CEO의 계획을 잇겠다는 취지지만 일각에선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등 다른 방안을 찾게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업 분할을 추진하던 마모루 하타자와 이사 등이 츠나카와 CEO와 함께 도시바를 떠났기 때문이다.

도시바 내부에선 기업 분할 후 엘리베이터 등 알짜사업이 사라지면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저스틴 탕 유나이티드퍼스트파트너스의 아시아 연구 책임자는 "기업 분할 계획은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