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열린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열린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오는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차(EV)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87만대, 점유율 7% 달성도 목표로 제시했다. 글로벌 탄소중립 추세에 발맞춰 미래차의 대세로 자리 잡은 전기차 생산·판매에 한층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2030년 전기차 라인업 17종으로

현대차 장재훈 대표이사(사장)와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2일 주주 및 기업분석가(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2022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30년 중장기 전동화 전략 및 재무 목표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14만대였던 전기차 연간 판매 목표를 오는 2026년 6배 늘어난 84만대, 2030년에는 13배 이상 증가한 187만대로 제시했다. 이 수치는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까지 합산한 것이다.

목표대로라면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 초반에서 2030년엔 7%로 늘어난다. 기아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6%에서 2030년 약 12% 수준으로 오른다.

현대차·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4% 수준에서 2026년 17%, 2030년 36%로 확대된다.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을 집중 공략할 계획. 2030년 미국 시장에서 전체 판매량의 58%에 해당하는 53만대를 전기차로만 팔아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1%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유럽 시장에선 전기차 48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6%를 확보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29만대(판매 비중 36%)를 판매해 전기차 점유율 58%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현대차 11종, 제네시스 6종 등 17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에 이어 올해 아이오닉6, 2024년 아이오닉7을 차례로 내놓는 등 2030년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6종, 승용 3종, 소상용 1종, 기타 신규 차종 1종 등을 출시하고 지역 특화 전략형 모델을 추가해 연간 152만대의 전기차를 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아예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만 출시한다. 2030년까지 SUV 4종, 승용 2종 등 총 35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고급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12%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내연기관 공장, 전기차 공장으로 바꾼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생산 효율화·최적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시설을 전동화에 최적화된 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 글로벌 9개 생산 거점 가운데 국내 및 체코가 중심인 전기차 생산기지를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도 검토 중이다.

배터리는 2030년 187만대 판매에 필요한 규모를 170기가와트시(GWh)로 예상하고, 안정적 물량 확보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한 종합 전략을 수립했다.

2020년 개발해 아이오닉5, GV60, EV6 등에 적용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개선하고, 배터리·모터 등 핵심 부품을 표준화·모듈화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개발 체계를 2025년까지 완성하기로 했다.

소프트웨어(SW) 개발에도 집중한다. 모빌리티, 커넥티비티, 데이터 비즈니스 등 SW 관련 사업 매출을 2030년 전체 매출의 30% 수준까지 확대하고 한국과 해외 거점에 SW 전문 조직을 설립해 전문인력을 매년 20% 이상 늘린다.

2030년까지의 SW 투자액은 현대차 미래사업 투자의 30%에 해당하는 12조원에 달한다.

"2030년 전기차 부문 영업이익률 10% 이상 달성"

현대차는 △2030년 전기차 부문 영업이익률 10% 이상, 연결 기준 10% 달성 △2022∼2030년 9개년 총 95조5000억원 투자 등 재무목표도 밝혔다.

전기차 17종의 모델당 판매 대수를 지난해 2만대 수준에서 2030년 11만대로 늘리고, 생산 최적화 및 배터리 원가 절감으로 영업이익을 단계적으로 개선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지난해 5.7%였던 연결 영업이익률을 2025년 8%, 2030년 1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미래 사업 투자액은 95조5000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연구개발 투자 39조1000억원, 설비투자(CAPEX) 43조6000억원, 전략투자 12조8000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전동화 부문에는 20% 정도인 19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이는 상품 경쟁력 강화, 전동화 부품 선행기술 개발, 전용 공장 및 라인 증설, 차세대 배터리 개발, 충전 인프라 구축 등에 쓰인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