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55)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을 매각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 압박을 받아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2일(현지시간) EPL 첼시 구단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항상 구단의 최대 이익을 염두에 두고 결정을 내렸다"며 "이에 따라 현재 상황에서는 구단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단 매각 대금을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자선 재단을 설립하는데 쓸 계획"이라며 "순수성을 의심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자선 재단을 설립해 구단 매각으로 남은 순이익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첼시 구단 매입을 검토하는 한 스위스의 갑부 한스요르그 위스는 현지 매체에 "전날 나를 포함해 4명이 제안을 받았다"며 "지금은 아브라모비치가 가격을 너무 높게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첼시 구단을 인수해 19년간 운영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영국 정치권에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한 그를 제재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포브스 추정 순자산이 133억달러(약 16조원)에 달하는 아브라모비치가 영국 정부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노동당의 크리스 브라이언트 의원은 아브라모비치가 자산동결 등 제재가 두려워서 영국 내 자산을 황급히 처분하려고 한다면서 "정부가 너무 느리게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