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국민소득 전망…"4만달러 돌파" vs "대만에 추월"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3년만에 반등한 국민소득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1년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5168달러(4024만7000원)로 전년(3만1881달러)에 비해 10.3% 뛰었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 수로 나눈 것으로 국민 생활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년 만에 큰 폭 반등한 것은 이를 구성하는 경제성장률(실질 기준), 물가(GDP디플레이터 등), 원화 가치 등 지표가 모두 전년 대비 크게 높아진 결과다.
지난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3.0% 상승했다.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도 그만큼 불어난다. 작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4.0%로 2010년(6.8%)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국민 경제의 종합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디플레이터(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값)는 2.3%로 나타났다. 실질 성장률에 물가를 반영한 명목 성장률은 지난해 6.4%를 기록했다.
내년 대만에 추월당할까
단순계산으로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7313달러로 추정된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3.0%)과 소비자물가 상승률(3.1%) 전망치에 원·달러 환율(1144원40전)이 작년 평균과 같다는 전제로 추산한 수치다.하지만 올해 국민소득 3만7000달러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원화가치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어서다. 올들어 이날까지 원·달러 환율 평균은 1196원50전이다. 작년보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4.6% 떨어진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성장률 흐름이 지지부진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을 놓고 장밋빛 분석도 나온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하고 꾸준하게 성장한다면 수년 내에 4만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향후 성장률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 등을 투입해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 없이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부터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한은은 2021~2022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사상 최저인 2.0%로 추산했다. 금융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이 꾸준히 하락해 2030년 0%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