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전설' 켄 피셔 "올 하반기 강세장 온다"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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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 투자의 대가' 켄 피셔 인터뷰
"금리인상 영향 작다…美 중간선거, 강세장 이끌 것"
"韓 증시, 소형주 시장 양상…디커플링의 원인"
"결국 수익율은 성장주에서…매출총이익률을 주목해라"
"금리인상 영향 작다…美 중간선거, 강세장 이끌 것"
"韓 증시, 소형주 시장 양상…디커플링의 원인"
"결국 수익율은 성장주에서…매출총이익률을 주목해라"
미국 투자사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켄 피셔 회장이 "상반기 주식시장이 매우 불안정하지만, 올 하반기 결국 강세장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켄 피셔 회장은 3일 한국경제TV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인터뷰에서 "진짜 약세장은 소리 없이 찾아온다"며 "폭락 등의 부정적 예측이 많을 수록 실제로는 강세장이 될 것이며, 연간 수익률로는 10% 초반대 상승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이미 하락한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지금을 기준으로 20%에 가까운 상승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피셔 회장은 강세장을 전망하는 근거 중 하나로 미국 중간선거를 꼽았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계가 강력한 교착 상황, 이른바 '그리드락(Gridlock)' 가능성이 높아 세금이나 규제 등 대규모 법안들을 무산시키고, 이는 곧 증시의 불확실성을 없애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피셔 회장은 "미국 역사상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4분기 시장은 늘 긍정적이었다"며 그 확률이 83%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 연준의 긴축 가속화 우려와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정책은 상황을 주도하기 보다 대응해왔으며, 대응하는 역량 또한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것은 현 주가에 충분히 책정되어 있기에 향후 영향력을 훨씬 적다"고 봤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 비해 크게 상승하지 못한 한국 증시 디커플링 현상에 대해서는 "3대 주식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소형주 시장의 양상을 띄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형주들이 시장을 이끌고, 기술과 인터넷 지향적, 성장 지향적 주식이 앞서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켄 피셔 회장은 운용자산 2000억달러(약 240조원) 규모의 피셔 인베스트먼트를 이끌고 있으며, 수많은 기고와 책 저술로 많은 투자자들의 멘토로 꼽힌다.
'3대 전설적 투자가'이자 현대적 투자 이론의 창시자로 불리는 필립 피셔의 아들인 그는 아버지에 이어 저평가된 성장주를 발굴하는 지표, 'PSR(주가매출액비율)' 고안한 성장주 투자 대가이다.
다음은 피셔 회장과 나눈 대담의 주요 내용이다. Q. 연초 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월가의 일각에서는 올해 증시 붕괴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공감하시나요?
아뇨. 저는 작년 말부터 '올해는 상반기는 매우 불안정할 것이며 투자자들도 감정적으로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1월부터 이렇게 험난해지리라고는 저도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는 다시 강세를 보이리라 생각하며 충분히 괜찮은 해가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두려워하고 폭락과 같은 부정적인 예측이 많을수록 실제로는 강세장이 될 겁니다. 지금은 전형적인 공포와 루머가 만든 상당히 정상적이고 작은 조정기라 생각합니다. 인플레이션, 금리,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공포와 같은 것들 말입니다. 시장은 이 모든 걸 선반영 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전통적인 약세장은 격렬한 하락세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전부 겁을 먹고 시장을 떠나면 약세장이 계속될 수 없으니까요. 2022년의 시작과는 다른 국면이며 약세장이라 볼 수 없습니다.
전 연말 전까지 미 증시가 10% 초반대로 상승하리라 봅니다. 그러나 현재 이미 하락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지금을 기준으로 20%에 가까운 상승이 되겠죠.
Q. 시장을 누르는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일까요?
현 시스템의 가장 큰 위험은 기업들이 공급망 혼란을 겪었다는 것입니다. 부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운영하는 데 익숙해지면서 비효율성이 생기고 이는 나중에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주식 시장은 선행지표이기에 그에 앞서 움직일 겁니다. 그런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큰 위험이라 생각합니다.
Q.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임박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미 중간선거를 더 주목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미 연준은 상황을 주도하기보다는 상황에 대응해 왔습니다. 역량이 그렇게 뛰어나지도 않고요. 역사적으로 중앙은행의 움직임은 이중적인 면을 보여왔습니다. 우선 모든 주기의 초기에 금리 인상은 장기 금리의 인상으로 이어지리라 여겨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 금리 인상으로부터 6~24개월 후, 실제 장기 금리는 훨씬 소폭으로 인상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미국의 정치 주기에 관한 것인데요. 사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탈리아는 이미 시작됐고 다음 달에는 프랑스로 옮겨갑니다. 전 세계적으로 정치 대립적인 논의가 활발한 상황입니다.
특히 미국의 가장 큰 선거인 11월 중간선거에서 예상되는 결과는 강력한 교착상황(그리드락·gridlock)을 만들어 세금, 정부 지출, 재산권 규제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법안을 무산시키는 것입니다. 증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이를 선반영할 것입니다. 미국 역사상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4분기 시장은 늘 긍정적이었습니다. 83%의 확률로 말입니다. 역사적 평균보다 지수가 훨씬 높았죠. 시장은 이런 심각한 교착 상태를 좋아합니다. 반면에 혼란스러운 정부 입법의 불확실성은 악재로 여겨지고요.
Q. 연준이 금리를 올해 몇 번, 얼마나 인상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저는 A. 금리 인상은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B. 몇 번이나 할지도 모르겠고요. C. 별로 중요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 주가에 충분히 책정돼 있으므로 실제 금리 인상은 사람들의 예상보다 영향력이 훨씬 적습니다. 시장을 제대로 보려면 항상 모든 게 선반영 돼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널리 알려진 정보, 의견이나 세간의 우려마저도 말이죠.
Q.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올해 상반기는 변동성이 크리라 예상합니다. 정치적 상황과 금리 인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죠. 시장을 크게 뒤흔들 겁니다.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에 심리적 타격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되는 이유는 적어도 올해 후반기에는 강세장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후반기를 위한 자산 할당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강세가 예상되는 분야는 지금까지 약세를 보인 분야입니다. 크고 실적이 좋으며 유동성 있는 성장 지향적 주식 말입니다.
한국 시장은 흥미로운 시장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때때로 해당 국민은 그 시장 구조가 다른 국가들과는 어떻게 다른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국에서 제일 큰 세 종목을 제외하고 나면 대부분이 중소형주나 소형주로 구성돼 있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이렇게 보면 알 수 있죠. 한국 증시의 시총 규모는 독일이나 스위스 증시와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독일이나 스위스보다 5~10배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죠. 주식 평균 규모가 훨씬 작다는 뜻입니다. 물론 삼성전자와 같은 소수의 종목을 제외하면 말이죠. 시장 가치가 많은 주식에 분산돼있는 상황으로, 성장주들이 퍼져 있고 이도 저도 아닌 영역도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 소형주 시장의 양상을 보입니다. 실제로 작년과 1월에도 소형주처럼 움직였습니다. 따라서 주식 시장을 국제적으로 보는 게 중요합니다. 글로벌 증시는 한국 증시와는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Q. 한국 증시가 갖고 있는 디커플링 현상을 설명해주셨는데, 해외 투자에 나서란 조언이실까요.
한국 증시는 앞으로 한동안 신흥 시장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겠지만,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신흥 시장도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한국 시장을 보면 3대 주식과 그 아래 단계의 종목들로 분산돼 있는데, 앞으로도 네이버나 엘지화학과 같은 대형주들이 시장을 이끌 것이며 더 작은 범주로 갈수록 기술과 인터넷 지향적이고 성장 지향적 주식이 앞서나갈 것입니다. 저는 올 하반기에는 코로나 펜데믹 이전에 좋은 성과를 보였던 종목들이 다시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 올 것 같습니다. 2019년 말과 2020년 초에 선전했던 대규모 성장주들 말입니다. 따라서 한국 시장 국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투자할 주식을 어떻게 찾으시나요?
지금은 양질이면서도 과하게 투기적이지 않은 성장주를 찾아내기 좋은 시기라 생각합니다. 이는 기술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그 밖의 LVMH 같은 명품소비재도 포함됩니다. 훌륭한 매출 총이익을 내고 있죠.
총 매출에서 매출 원가를 뺀 매출 총이익이 높다면 여러 면에서 매력적인 기업입니다. 영업 이익이 높으면 마케팅, 판매, R&D에 더 투자할 수 있으며 기업 인수 자금으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영업 이익이 높고, 양질인 대형 기업들은 식별하기 쉬우며, 올해 후반기에 좋은 수익을 줄 것입니다.
Q. 올해 주의해야 할 영역이 있다면요?
큰 속임수 반등(head-fake)이자 오해는 지난해, 또는 그 이전부터 계속돼온 상황이죠. 투자자들이 소위 가치주에 많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성장주가 너무 오래 주도해왔고, 물론 이는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만, 따라서 가치주로 전환할 거라는 생각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지금 가치주의 인기는 지나칩니다. 성장주는 그간 매우 큰 타격을 받았고 역사적으로도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 몇 년은 호황을 누렸다가 이제 살짝 느슨해진 상황이죠. 올해 후반기에 조심해야 할 것은 저렴한 주식을 사는 것만으로도 보상을 얻을 거라는 믿음입니다.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거든요. 가치주와 저렴한 종목들에 투자했다가는 결국 투자한 만큼 되돌려 받는 상황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Q.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목해야 할 것은?
우선 우리는 지금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끝에 서 있습니다. 세계의 많은 지역이 엔데믹 상황에 접어들었죠. 제가 있는 텍사스에서도 지금을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 상황이라 보고 있습니다. 전환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세계적으로 여전히 팬데믹 상황인 곳도 있습니다만 올해가 갈수록 서서히 바뀔 것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람들이 쉽게 깨닫지 못하고 있는 원동력은 바로 자본주의의 본성입니다. 기술로서 사람들이 원하고, 상상하지 못했지만, 삶을 바꿔버릴 제품을 계속 만들어 내죠. 팬데믹 기간 동안 줌의 등장과 진화를 그 예로 들을 수 있습니다.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죠.
소형화를 통해 작은 공간에 더 많은 전자 장치를 장착한다는 개념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측면에서, 이 개념은 훨씬 작고 더 밀접한 도구를 사용해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이것들은 전부 소프트웨어 서비스 영역에 많이 축적될 것입니다. 또 저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큰 기술 기업이 해체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더 작은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들이 그 분야에 혁신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켄 피셔 회장은 3일 한국경제TV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인터뷰에서 "진짜 약세장은 소리 없이 찾아온다"며 "폭락 등의 부정적 예측이 많을 수록 실제로는 강세장이 될 것이며, 연간 수익률로는 10% 초반대 상승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이미 하락한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지금을 기준으로 20%에 가까운 상승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피셔 회장은 강세장을 전망하는 근거 중 하나로 미국 중간선거를 꼽았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계가 강력한 교착 상황, 이른바 '그리드락(Gridlock)' 가능성이 높아 세금이나 규제 등 대규모 법안들을 무산시키고, 이는 곧 증시의 불확실성을 없애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피셔 회장은 "미국 역사상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4분기 시장은 늘 긍정적이었다"며 그 확률이 83%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 연준의 긴축 가속화 우려와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정책은 상황을 주도하기 보다 대응해왔으며, 대응하는 역량 또한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것은 현 주가에 충분히 책정되어 있기에 향후 영향력을 훨씬 적다"고 봤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 비해 크게 상승하지 못한 한국 증시 디커플링 현상에 대해서는 "3대 주식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소형주 시장의 양상을 띄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형주들이 시장을 이끌고, 기술과 인터넷 지향적, 성장 지향적 주식이 앞서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켄 피셔 회장은 운용자산 2000억달러(약 240조원) 규모의 피셔 인베스트먼트를 이끌고 있으며, 수많은 기고와 책 저술로 많은 투자자들의 멘토로 꼽힌다.
'3대 전설적 투자가'이자 현대적 투자 이론의 창시자로 불리는 필립 피셔의 아들인 그는 아버지에 이어 저평가된 성장주를 발굴하는 지표, 'PSR(주가매출액비율)' 고안한 성장주 투자 대가이다.
다음은 피셔 회장과 나눈 대담의 주요 내용이다. Q. 연초 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월가의 일각에서는 올해 증시 붕괴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공감하시나요?
아뇨. 저는 작년 말부터 '올해는 상반기는 매우 불안정할 것이며 투자자들도 감정적으로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1월부터 이렇게 험난해지리라고는 저도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는 다시 강세를 보이리라 생각하며 충분히 괜찮은 해가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두려워하고 폭락과 같은 부정적인 예측이 많을수록 실제로는 강세장이 될 겁니다. 지금은 전형적인 공포와 루머가 만든 상당히 정상적이고 작은 조정기라 생각합니다. 인플레이션, 금리,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공포와 같은 것들 말입니다. 시장은 이 모든 걸 선반영 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전통적인 약세장은 격렬한 하락세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전부 겁을 먹고 시장을 떠나면 약세장이 계속될 수 없으니까요. 2022년의 시작과는 다른 국면이며 약세장이라 볼 수 없습니다.
전 연말 전까지 미 증시가 10% 초반대로 상승하리라 봅니다. 그러나 현재 이미 하락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지금을 기준으로 20%에 가까운 상승이 되겠죠.
Q. 시장을 누르는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일까요?
현 시스템의 가장 큰 위험은 기업들이 공급망 혼란을 겪었다는 것입니다. 부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운영하는 데 익숙해지면서 비효율성이 생기고 이는 나중에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주식 시장은 선행지표이기에 그에 앞서 움직일 겁니다. 그런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큰 위험이라 생각합니다.
Q.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임박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미 중간선거를 더 주목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미 연준은 상황을 주도하기보다는 상황에 대응해 왔습니다. 역량이 그렇게 뛰어나지도 않고요. 역사적으로 중앙은행의 움직임은 이중적인 면을 보여왔습니다. 우선 모든 주기의 초기에 금리 인상은 장기 금리의 인상으로 이어지리라 여겨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 금리 인상으로부터 6~24개월 후, 실제 장기 금리는 훨씬 소폭으로 인상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미국의 정치 주기에 관한 것인데요. 사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탈리아는 이미 시작됐고 다음 달에는 프랑스로 옮겨갑니다. 전 세계적으로 정치 대립적인 논의가 활발한 상황입니다.
특히 미국의 가장 큰 선거인 11월 중간선거에서 예상되는 결과는 강력한 교착상황(그리드락·gridlock)을 만들어 세금, 정부 지출, 재산권 규제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법안을 무산시키는 것입니다. 증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이를 선반영할 것입니다. 미국 역사상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4분기 시장은 늘 긍정적이었습니다. 83%의 확률로 말입니다. 역사적 평균보다 지수가 훨씬 높았죠. 시장은 이런 심각한 교착 상태를 좋아합니다. 반면에 혼란스러운 정부 입법의 불확실성은 악재로 여겨지고요.
Q. 연준이 금리를 올해 몇 번, 얼마나 인상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저는 A. 금리 인상은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B. 몇 번이나 할지도 모르겠고요. C. 별로 중요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 주가에 충분히 책정돼 있으므로 실제 금리 인상은 사람들의 예상보다 영향력이 훨씬 적습니다. 시장을 제대로 보려면 항상 모든 게 선반영 돼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널리 알려진 정보, 의견이나 세간의 우려마저도 말이죠.
Q.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올해 상반기는 변동성이 크리라 예상합니다. 정치적 상황과 금리 인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죠. 시장을 크게 뒤흔들 겁니다.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에 심리적 타격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되는 이유는 적어도 올해 후반기에는 강세장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후반기를 위한 자산 할당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강세가 예상되는 분야는 지금까지 약세를 보인 분야입니다. 크고 실적이 좋으며 유동성 있는 성장 지향적 주식 말입니다.
한국 시장은 흥미로운 시장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때때로 해당 국민은 그 시장 구조가 다른 국가들과는 어떻게 다른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국에서 제일 큰 세 종목을 제외하고 나면 대부분이 중소형주나 소형주로 구성돼 있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이렇게 보면 알 수 있죠. 한국 증시의 시총 규모는 독일이나 스위스 증시와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독일이나 스위스보다 5~10배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죠. 주식 평균 규모가 훨씬 작다는 뜻입니다. 물론 삼성전자와 같은 소수의 종목을 제외하면 말이죠. 시장 가치가 많은 주식에 분산돼있는 상황으로, 성장주들이 퍼져 있고 이도 저도 아닌 영역도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 소형주 시장의 양상을 보입니다. 실제로 작년과 1월에도 소형주처럼 움직였습니다. 따라서 주식 시장을 국제적으로 보는 게 중요합니다. 글로벌 증시는 한국 증시와는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Q. 한국 증시가 갖고 있는 디커플링 현상을 설명해주셨는데, 해외 투자에 나서란 조언이실까요.
한국 증시는 앞으로 한동안 신흥 시장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겠지만,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신흥 시장도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한국 시장을 보면 3대 주식과 그 아래 단계의 종목들로 분산돼 있는데, 앞으로도 네이버나 엘지화학과 같은 대형주들이 시장을 이끌 것이며 더 작은 범주로 갈수록 기술과 인터넷 지향적이고 성장 지향적 주식이 앞서나갈 것입니다. 저는 올 하반기에는 코로나 펜데믹 이전에 좋은 성과를 보였던 종목들이 다시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 올 것 같습니다. 2019년 말과 2020년 초에 선전했던 대규모 성장주들 말입니다. 따라서 한국 시장 국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투자할 주식을 어떻게 찾으시나요?
지금은 양질이면서도 과하게 투기적이지 않은 성장주를 찾아내기 좋은 시기라 생각합니다. 이는 기술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그 밖의 LVMH 같은 명품소비재도 포함됩니다. 훌륭한 매출 총이익을 내고 있죠.
총 매출에서 매출 원가를 뺀 매출 총이익이 높다면 여러 면에서 매력적인 기업입니다. 영업 이익이 높으면 마케팅, 판매, R&D에 더 투자할 수 있으며 기업 인수 자금으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영업 이익이 높고, 양질인 대형 기업들은 식별하기 쉬우며, 올해 후반기에 좋은 수익을 줄 것입니다.
Q. 올해 주의해야 할 영역이 있다면요?
큰 속임수 반등(head-fake)이자 오해는 지난해, 또는 그 이전부터 계속돼온 상황이죠. 투자자들이 소위 가치주에 많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성장주가 너무 오래 주도해왔고, 물론 이는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만, 따라서 가치주로 전환할 거라는 생각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지금 가치주의 인기는 지나칩니다. 성장주는 그간 매우 큰 타격을 받았고 역사적으로도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 몇 년은 호황을 누렸다가 이제 살짝 느슨해진 상황이죠. 올해 후반기에 조심해야 할 것은 저렴한 주식을 사는 것만으로도 보상을 얻을 거라는 믿음입니다.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거든요. 가치주와 저렴한 종목들에 투자했다가는 결국 투자한 만큼 되돌려 받는 상황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Q.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목해야 할 것은?
우선 우리는 지금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끝에 서 있습니다. 세계의 많은 지역이 엔데믹 상황에 접어들었죠. 제가 있는 텍사스에서도 지금을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 상황이라 보고 있습니다. 전환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세계적으로 여전히 팬데믹 상황인 곳도 있습니다만 올해가 갈수록 서서히 바뀔 것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람들이 쉽게 깨닫지 못하고 있는 원동력은 바로 자본주의의 본성입니다. 기술로서 사람들이 원하고, 상상하지 못했지만, 삶을 바꿔버릴 제품을 계속 만들어 내죠. 팬데믹 기간 동안 줌의 등장과 진화를 그 예로 들을 수 있습니다.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죠.
소형화를 통해 작은 공간에 더 많은 전자 장치를 장착한다는 개념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측면에서, 이 개념은 훨씬 작고 더 밀접한 도구를 사용해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이것들은 전부 소프트웨어 서비스 영역에 많이 축적될 것입니다. 또 저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큰 기술 기업이 해체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더 작은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들이 그 분야에 혁신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