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상품 갖고 있다면 손실률 20%"…펀드매니저의 '파격' [신민경의 롤링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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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운용보고서' 시도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운용 경과뿐 아니라 기업·산업 전망도 공유
3개월래 최하위 수익률이지만…"우리만의 관점 있다"
액티브 ETF 2개로 시작…"모든 ETF에 적용하겠다"
운용 경과뿐 아니라 기업·산업 전망도 공유
3개월래 최하위 수익률이지만…"우리만의 관점 있다"
액티브 ETF 2개로 시작…"모든 ETF에 적용하겠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앞으로도 뚜렷한 성장성이 예상돼 가장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조정을 크게 받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계속 보유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전 세계적 긴축과 러시아의 침공 등 거시적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회복을 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겠습니다."
습관적으로 자산운용사 공식 유튜브들을 돌아다니던 중 솔깃한 제목의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영상의 섬네일(미리보기 이미지)보다는 '먼슬리 퉄: 월간운용리포트'라는 제목에 더 눈길이 갔는데요. 퉄은 'ETF'의 철자를 한글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름 그대로 ETF 운용보고서를 매달 글 대신 영상으로 제공하는 게 영상의 콘셉트입니다.
이런 시도를 한 곳은 '가치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강방천 회장이 이끄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현행 펀드 공시체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공모펀드의 운용현황과 성과를 분기마다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게 의무입니다. 금융투자협회 펀드공시 사이트나 각 운용사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면 3개월마다 운용보고서가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모펀드와 달리 상장지수펀드(ETF)는 운용보고서 제공이 의무가 아닙니다.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킨 상품이 ETF인 만큼 매일 제공되는 '자산구성내역'(PDF)이 사실상 운용보고서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ETF의 운용보고서를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일부 대형 운용사만이 투자자들의 수요 부응 차원에서 1~2쪽 분량의 운용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지수 소개와 누적 수익률, 업종 비중 등 기본적인 정보만 담은 리포트가 있는가 하면 어느 운용사의 리포트는 투자 포인트와 포트폴리오 변경 사항, 익월 운용 계획까지 언급했습니다.
기존 ETF의 역할이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것이라면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구성종목 일부를 바꿔가면서 초과 수익을 추구해야 합니다. 운용 역량이 상품의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여서 펀드매니저의 무게감은 상당할 겁니다. 이미 숫자로 평가 받고 있는 펀드매니저가 얼굴까지 공개하고 투자자들과 마주하려고 한 것입니다. 한 소형 운용사의 새로운 시도가 업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입니다.
현재 두 상품의 수익률은 부진합니다. 성장주 비중이 높은 영향입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초부터 공격적인 긴축 모드를 예고했습니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성장주의 할인율 부담이 높아져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글로벌플랫폼액티브가 마이너스(-)20.85%, 코리아플랫폼액티브가 -13.07%입니다. 글로벌플랫폼액티브의 경우 국내 상장된 전체 액티브 ETF 가운데 3개월 수익률 최하위 수준입니다.
하지만 에셋플러스운용은 눈앞의 손실에 얽매이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변동성이 심한 증시 상황에서도 실적 발표 등을 통해 비즈니스모델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기업들에 오히려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들 ETF 상품의 운용역인 고태훈 국내운용본부 본부장은 여전히 빅테크에 대한 성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여력이 여전히 충분한 데다 카카오톡 사업이 광고를 넘어 판매와 촉진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에섭니다. 많은 자체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어 웹툰과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의 확장이 가능한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고 본부장은 지난달 12일 올린 '코리아플랫폼액티브ETF-1월자 월간운용리포트' 영상에서 "카카오는 광고가 매출로 이어졌을 때 과금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광고의 실제적인 효과성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진 만큼 퍼포먼스 마케팅은 플랫폼사들의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광고 시장은 머지않아 40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으로 이 가운데 75%가량이 카카오 등의 디지털 광고가 자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네이버의 경우 웹툰거래액이 2018년 400억원을 밑돌던 웹툰 거래액이 올해 16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설에서 시작한 하나의 스토리가 여러 사용성을 만들어낸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스토리 비즈니스 성장을 통해 콘텐츠 제공자로서 해외 성장성을 만들어낼 여지가 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디어유'도 고 본부장이 최근 비중을 늘린 종목 중 하나입니다. 디어유 주가는 올 들어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15일에는 연중 최저가인 4만500원을 기록해, 고점(9만9100원) 대비 60%가량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고 본부장은 1월자 월간운용리포트 영상에서 "팬더스트리(팬덤 산업) 시장의 확장을 주도하고 있는 디어유는 고유 IP 확대에 따른 이익의 확장성이 기대됐다"면서 "최근의 낙폭이 과도하다고 생각해서 낙폭 과도구간에서 비중을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4일 기준 디어유는 6.37%의 비중으로 ETF에 담겼습니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투자자들은 '어려운 장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솔직하게 소통해 줘서 덜 불안하다' '투자 아이디어와 시장 상황에 대한 설명이 유익하다' '앞으로도 에셋플러스운용이 투자하는 상품이나 업종에 대한 인사이트를 꾸준히 공유해주면 좋겠다' '관점을 믿고 함께 가보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고 본부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우리 상품을 처음부터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손실률이 20%대"라며 "투자자가 결국 돈의 주인인데 우리가 투자철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왜 특정 종목을 사고 팔았는지, 증시 상황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소통이 덜 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려움을 겪고 계실 투자자분들과 어려운 구간을 함께 이겨내고자 정기적인 월간 운용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셋플러스운용은 향후 출시하는 모든 액티브 ETF에 대해 영상 운용보고를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에셋플러스운용 관계자는 "연내 최대 4개의 액티브 ETF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라며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게끔 라이브 형식을 빌릴지 등도 추가적으로 고민 중이다"고 밝혔습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습관적으로 자산운용사 공식 유튜브들을 돌아다니던 중 솔깃한 제목의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영상의 섬네일(미리보기 이미지)보다는 '먼슬리 퉄: 월간운용리포트'라는 제목에 더 눈길이 갔는데요. 퉄은 'ETF'의 철자를 한글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름 그대로 ETF 운용보고서를 매달 글 대신 영상으로 제공하는 게 영상의 콘셉트입니다.
이런 시도를 한 곳은 '가치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강방천 회장이 이끄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현행 펀드 공시체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공모펀드의 운용현황과 성과를 분기마다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게 의무입니다. 금융투자협회 펀드공시 사이트나 각 운용사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면 3개월마다 운용보고서가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모펀드와 달리 상장지수펀드(ETF)는 운용보고서 제공이 의무가 아닙니다.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킨 상품이 ETF인 만큼 매일 제공되는 '자산구성내역'(PDF)이 사실상 운용보고서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ETF의 운용보고서를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일부 대형 운용사만이 투자자들의 수요 부응 차원에서 1~2쪽 분량의 운용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지수 소개와 누적 수익률, 업종 비중 등 기본적인 정보만 담은 리포트가 있는가 하면 어느 운용사의 리포트는 투자 포인트와 포트폴리오 변경 사항, 익월 운용 계획까지 언급했습니다.
"제가 운용역입니다"…ETF 첫 출시와 함께 영상 운용보고 개시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 에셋플러스운용의 '유튜브 월간운용보고서'입니다. 이 회사가 영상으로 운용보고서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 11월 자사 첫 ETF 상품을 내놓으면서입니다. 국내 플랫폼사에 투자하는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와 해외 플랫폼사에 투자하는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 등 액티브 ETF 2종입니다.기존 ETF의 역할이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것이라면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구성종목 일부를 바꿔가면서 초과 수익을 추구해야 합니다. 운용 역량이 상품의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여서 펀드매니저의 무게감은 상당할 겁니다. 이미 숫자로 평가 받고 있는 펀드매니저가 얼굴까지 공개하고 투자자들과 마주하려고 한 것입니다. 한 소형 운용사의 새로운 시도가 업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입니다.
현재 두 상품의 수익률은 부진합니다. 성장주 비중이 높은 영향입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초부터 공격적인 긴축 모드를 예고했습니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성장주의 할인율 부담이 높아져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글로벌플랫폼액티브가 마이너스(-)20.85%, 코리아플랫폼액티브가 -13.07%입니다. 글로벌플랫폼액티브의 경우 국내 상장된 전체 액티브 ETF 가운데 3개월 수익률 최하위 수준입니다.
하지만 에셋플러스운용은 눈앞의 손실에 얽매이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변동성이 심한 증시 상황에서도 실적 발표 등을 통해 비즈니스모델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기업들에 오히려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네이버·카카오 30~40% 빠졌지만… "성장성 충분"
이달 4일 기준 코리아플랫폼액티브 ETF에서 높은 비중으로 담긴 종목들로는 카카오(9.18%), 원티드랩(8.86%), NAVER(8.51%), 하이브(7.23%) 등이 있습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우햐향 그래프를 그려왔습니다. 4일 카카오의 종가는 9만4700원으로 6개월 전 15만6500원에서 39.49% 떨어졌습니다. 네이버도 같은 기간 45만2500원이었던 주가가 31만7500원에 마감, 29.83% 하락했습니다.이런 가운데 이들 ETF 상품의 운용역인 고태훈 국내운용본부 본부장은 여전히 빅테크에 대한 성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여력이 여전히 충분한 데다 카카오톡 사업이 광고를 넘어 판매와 촉진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에섭니다. 많은 자체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어 웹툰과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의 확장이 가능한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고 본부장은 지난달 12일 올린 '코리아플랫폼액티브ETF-1월자 월간운용리포트' 영상에서 "카카오는 광고가 매출로 이어졌을 때 과금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광고의 실제적인 효과성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진 만큼 퍼포먼스 마케팅은 플랫폼사들의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광고 시장은 머지않아 40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으로 이 가운데 75%가량이 카카오 등의 디지털 광고가 자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네이버의 경우 웹툰거래액이 2018년 400억원을 밑돌던 웹툰 거래액이 올해 16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설에서 시작한 하나의 스토리가 여러 사용성을 만들어낸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스토리 비즈니스 성장을 통해 콘텐츠 제공자로서 해외 성장성을 만들어낼 여지가 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디어유'도 고 본부장이 최근 비중을 늘린 종목 중 하나입니다. 디어유 주가는 올 들어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15일에는 연중 최저가인 4만500원을 기록해, 고점(9만9100원) 대비 60%가량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고 본부장은 1월자 월간운용리포트 영상에서 "팬더스트리(팬덤 산업) 시장의 확장을 주도하고 있는 디어유는 고유 IP 확대에 따른 이익의 확장성이 기대됐다"면서 "최근의 낙폭이 과도하다고 생각해서 낙폭 과도구간에서 비중을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4일 기준 디어유는 6.37%의 비중으로 ETF에 담겼습니다.
"연내 최대 4개 ETF 출시… 모든 ETF 운용보고 영상화"
영상에선 운용역의 관심 종목뿐 아니라 해당 산업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접할 수 있습니다. PDF 상으로는 종목들에 대한 비중 조정 사실만 알 수 있고 운용역이 비중을 줄이거나 늘린 이유에 대해선 알 길이 없는데 말이죠.투자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투자자들은 '어려운 장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솔직하게 소통해 줘서 덜 불안하다' '투자 아이디어와 시장 상황에 대한 설명이 유익하다' '앞으로도 에셋플러스운용이 투자하는 상품이나 업종에 대한 인사이트를 꾸준히 공유해주면 좋겠다' '관점을 믿고 함께 가보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고 본부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우리 상품을 처음부터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손실률이 20%대"라며 "투자자가 결국 돈의 주인인데 우리가 투자철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왜 특정 종목을 사고 팔았는지, 증시 상황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소통이 덜 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려움을 겪고 계실 투자자분들과 어려운 구간을 함께 이겨내고자 정기적인 월간 운용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셋플러스운용은 향후 출시하는 모든 액티브 ETF에 대해 영상 운용보고를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에셋플러스운용 관계자는 "연내 최대 4개의 액티브 ETF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라며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게끔 라이브 형식을 빌릴지 등도 추가적으로 고민 중이다"고 밝혔습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