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현실(XR) 콘텐츠 세계 진출을 늘리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추가 제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를 콘텐츠를 가장 편리하게 볼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겁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MWC 2022에 참석하기 위해 주요 임원들과 바르셀로나를 찾은 황 대표는 행사 기간 내내 40여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만나 사업 협력 논의를 벌였다. 그는 “5G(5세대) 통신 단독으로만은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없다”며 “콘텐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5G에 합쳐졌을 때 실질적인 가치가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그간 아시아권에 주로 수출했던 XR 콘텐츠를 중동으로 진출하게 한 것이 대표적인 결실이다. LG유플러스는 중동 자인그룹, 오만텔 등과 콘텐츠 협력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자인그룹은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일대 7개국에서 약 5000만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 통신사다. 오만텔은 오만 1위 통신기업이다.
황 대표는 “중동 각국은 5G 도입 초반이거나 이제 막 도입에 나서는 단계”라며 “5G 킬러콘텐츠 확보를 고민하는 기업들이 LG유플러스의 XR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로 현지 시장에 먼저 진출하고, 이후 다이브·아이돌라이브 등 플랫폼 수출까지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기존 XR 콘텐츠 주요 시장인 동남아에도 수출을 늘렸다. 말레이시아 셀콤의 이드함 나와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K팝 신규 콘텐츠 추가 공급을 논의했다. 셀콤에 기존 수출한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비롯해 5G 실감형 미디어를 함께 서비스할 예정이다.

그간 LG유플러스가 중국,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일대에 수출한 XR 콘텐츠·솔루션 규모는 약 2400만달러(약 290억원)에 달한다.

황 대표는 자체 XR 콘텐츠 확보와 OTT 협력 등 '투 트랙'으로 콘텐츠 사업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앞서 넷플릭스와 디즈니에 대해 각각 국내 최초로 OTT 협력을 벌였다.

황 대표는 “여러 경로로 다른 OTT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며 “통합 OTT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자체 OTT 플랫폼을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포화 상태인 시장에선 자체 플랫폼이 아니라 서비스를 키워야 실익이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화두인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같은 시각이다. 그는 “원격근무를 메타버스에서 할 수 있게 하는 기업간거래(B2B) 솔루션을 검토 중”이라며 “신규 플랫폼보다는 서비스로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