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합의에 “자리 나눠먹는 야합”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예상 밖 야권 단일화에 당혹감을 나타내면서도 “대선 승리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벽에 갑자기 이뤄진 두 후보의 단일화는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이라며 “지금까지의 진행 과정을 다 지켜본 대한민국 국민이 엄정한 심판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대위는 24시간 비상 체제로 전환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협박’에 가까운 비판도 나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전남 고흥군 유세에서 “국민의힘 원내의석은 105석에 불과하고 민주당은 172석”이라며 “대통령 5년 임기 중 초기 2년을 105석으로 어떻게 이끌 수 있겠느냐. (윤 후보가 당선돼도)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원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안 후보는) 단군 이래 최악의 거짓말쟁이”라며 “윤석열이 당선되면 손가락을 자른다고 했다”고 썼다. 안 후보가 지난달 유세에서 “그 사람이 되면 1년 만에 뽑은 손가락을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한 걸 지적한 것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역풍’을 일으키며 오히려 이재명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우 본부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협의 과정을 전혀 노출하지 않은 이런 형태의 단일화는 오히려 역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철 민주당 선대위 메시지총괄도 SNS를 통해 “그날 그 밤(2002년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 단일화를 철회한) 정몽준이 생각난다”며 “역사의 전진을 막으려는 시도는 역사와 함께 걷는 시민에 의해 제압되곤 했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와 경쟁하며 거대양당을 넘어서는 정치 변화를 이뤄내길 기대했기에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심 후보는 “기득권 양당정치를 교체하고 다당제를 바라는 시민들은 이제 저 심상정에게 부담 없이 소신투표 해달라”며 “사표는 없다”고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