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늘 스스로를 옥죈다. 일정표를 빼곡히 채우고 끝없이 일에 몰두하다 정신적으로 탈진하는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다. 휴가를 떠나도 휴대폰을 손에 쥐고 SNS에 빠져 쉴 틈을 없앤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삶은 어떻게 바꿔야 할까.

《닉센, 아무것도 안 하기》는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현대인에게 ‘닉센(Nicksen)’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네덜란드어로 ‘아무것도 안 하다’라는 뜻이다. 잡념에서 벗어나 완전히 휴식을 즐기라는 제언이다. 저자는 닉센을 적용하는 실용적인 팁을 관련 삽화들과 함께 설명한다.

닉센은 마냥 게으름을 피우란 얘기가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면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닉센은 타인과 단절된 순간, 해야 할 일을 완전히 잊은 채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저자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며 “시계를 바라보지 말고, 집안일도 미뤄놓고 마음의 여유를 가진 상태로 모든 걸 내려놓는 게 첫걸음”이라고 설명한다.

지루함을 견뎌내야 하니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들은 따분함을 달래려고 고통까지 감수한다. 미국 버지니아대와 하버드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심리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대학생들에게 독립된 방에서 12분을 보내도록 했다. 방에 있는 거라곤 누르면 실험 참가자가 전기충격을 받는 버튼뿐. 버튼을 누르면 아프다는 걸 알면서도 참가자의 67%는 버튼을 눌렀다. 저자는 “끝없는 자극이 필요한 우리는 따분함을 견디지 못한다”며 “하지만 니체의 말처럼 따분함을 느껴야 창의적으로 변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아무것도 안 하기를 실천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완벽하게 잡념을 떨치려면 우선 휴대폰부터 꺼놔야 한다. 집중이 안 된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 가서 시도해보라고 조언한다. 정서적 안정을 찾기 위해서다. 책에 따르면 처음부터 30분을 아무것도 안 하고 견디기는 어렵다. 저자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에 관한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나태한 게 아니라 편안히 쉬고 있는 거라고 바라봐야 한다”고 역설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