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을 점령한 데 이어 제2 도시 하르키우를 포위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방어선이 흔들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접수한 러시아군은 북동부 도시 하르키우에 공세를 퍼붓고 있다.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도 러시아군에 둘러싸여 있다. 속전즉결로 주요 도시를 점령해 우크라이나 정권을 무너뜨린다는 러시아군의 전략이 ‘거점도시 포위 공격’으로 바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예상치 못한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면서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탱크부대 등 대규모 병력을 키이우 인근 25㎞까지 배치했다. 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사령관은 “(하르키우의 향방이) 키이우 전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와 피치는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했다.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다.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인의 암호화폐 거래를 차단하는 제재에 나섰다. 미국은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비행을 막은 데 이어 선박 입항도 금지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핵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알자지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방 세계의 제재로 러시아 금융시장은 휘청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자사 신흥시장(이머징마켓) 지수에서 러시아 증시를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