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측이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0.00001 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MSCI 지수 내에서 러시아 주식을 모두 빼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국내 유일한 러시아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인 'KINDEX 러시아MSCI'(합성)의 순자산가치가 폭락 위험에 노출됐다.

3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우리 상품은 기초지수 성과를 교환하는 장외파생상품(SWAP)에 투자한다. 기초지수 산출업체인 MSCI의 결정은 운용상의 중대한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은 사실을 공시했다.

앞서 이날 MSCI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를 신흥국(Emerging Market) 지수에서 제외시키고 독립(Standalone) 국가로 재분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 주식 시장을 투자 가능한 상태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놓은 것이다.

한투운용에 따르면 이날 오후 MSCI 측은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하여 0.00001 가격을 적용한다고 통보했다. 이 가격은 오는 9일 장 마감 이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한투운용의 'KINDEX 러시아MSCI'(합성)도 'MSCI Russia 25% Capped Price Return Index'를 기초지수로 연동하고 있는 만큼 이같은 정책의 적용 대상이다.

이에 따라 ETF가 상장폐지될 공산이 커졌다. 한투운용은 "이 영향으로 유럽 파생상품거래소 유렉스(Eurex)에 상장된 러시아 선물 가격은 77% 하락하는 등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며 "지수산출의 중단, 상관계수 요건 미충족, 장외파생상품 거래상대방 위험 등이 발생할 경우 ETF의 상장폐지가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장 우려되는 상황은 순자산가치의 급락이다. 일반적인 상장폐지의 경우, 상장폐지 일정에 따라 정해진 날짜의 기초지수의 최근 종가를 사용해 자산가치를 평가한 뒤 좌당 가격을 결정한다. 하지만 이 상품은 기초지수 성과를 제공하기 위해 합성거래상대방이 주로 보유하고 있는 헤지자산(해외자산 MSCI지수 추종 ETF)의 가격결정이 상품의 자산가치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러시아 주식의 가치가 최소화된 만큼 ETF 상품의 순자산가치가 매우 큰 폭 하락할 수 있는 것이다.

한투운용 측은 "일단 이번 MSCI의 정책 적용 제외를 요청했고 답변이 오는 대로 추후 재공시를 하겠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