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10년 사이 약 1.5배 증가했다. 전체 환자의 65% 이상이 40대 이하이며 남성 환자는 여성 환자보다 2.6배 많았다.
한 전문의는 강직성 척수염에 대해 "죽음보다 더한 허리통증"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극심한 통증으로 직장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까지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다는 것.
척추뼈 사이에는 디스크가 있고 인대가 디스크를 감싸고 있어 허리를 움직이고 구부리는 행동이 가능하다. 강직이란 오랜 기간의 염증 후 관절에 변화가 일어나 관절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을 의미하며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라는 뜻이다.
강직성 척수염은 말 그대로 '척추에 염증이 생겨 움직임이 둔해지는 병'이라 할 수 있다. 이 질환에 걸리면 척추나 고관절에 염증이 침범하면서 인대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버려 허리, 목을 움직이기 힘든 지경에 이른다.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 환경적 요인으로 나뉜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HLA-B27이라는 유전자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의 90% 이상에서 HLA-B27이 양성으로 나타나며, 가족 중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있으면서 HLA-B27이 양성이면 발병 빈도가 10~30%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의 5%에서도 HLA-B27이 발견된다는 점에서 유전적 요인으로만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으며, 세균 감염, 외상, 과로 등의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준다고 생각되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의 5가지 증상으로는 △3개월 이상 오래가는 허리 통증,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지만 움직이면 호전되는 강직도, △염증이 고관절을 침범하며 발생하는 엉덩이 통증, △팔·다리·무릎·발목 등 말초 관절염, △인대·힘줄이 붙어있는 발꿈치·발바닥 등 골부착부염 등이 있다.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대부분 허리디스크를 의심하여 X선을 촬영한다. 하지만 강직성 척추염은 CT, MRI 검사가 필요하거나 혈액검사로 염증 수치를 확인하고 유전적 요인인 HLA-B27 유전자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강직성 척추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척추가 대나무처럼 연결되는 강직을 초래할 수 있다. 발병 자체를 예방하기 힘들지만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를 통해 발병 후 척추 강직, 골격 변형 등을 완화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은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굳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을 주므로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딱딱한 바닥 위에서 낮은 베개를 사용해 잠을 자는 것이 좋고, 엎드려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강직성 척추염은 등뼈와 흉곽을 침범하여 폐 기능을 약화할 수 있는데, 이때 흡연이 이러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평소 허리, 엉덩이 통증이 생기면 바로 진통제부터 먹지 않느냐"며 "이미 굳어버린 척추는 회복이 어려우니 오래된 통증이라 넘기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