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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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당선될 경우 국가의 안전을 위해 중국(beijing)과 더 긴밀히 협력(work closer)하겠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불필요한 자극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일 공개된 타임 인터뷰에 따르면, 이 후보는 대중 정책과 관련,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 확장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것이 상호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할 때에는 중국에 강한 목소리도 낼 것"이라도 덧붙였다.

이 후보는 대북 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전쟁이 국가 이익이 아닌 과열되고 감정적인 언쟁(exchanges)에 의해 발발한다"며 "(북한에 대해)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불필요한 자극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타임은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례 없는 개입에도 김정은은 여전히 60개의 핵폭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월 북한의 도발이 고조될 경우 김정은 정권에 대한 '선제타격론'을 제기한 것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위험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역사와 경제를 분리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겠다고 했다. 타임은 문재인 정부에서 한일 관계가 최악(nadir)에 이르렀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타임은 이 후보의 자수성가 스토리를 언급하며 "한국의 성장 그 자체와 닮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제2차 세계대전 동안 6·25 전쟁을 거친 뒤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것과 소년공을 거쳐 산업재해를 겪으면서 대선 후보까지 오른 이 후보의 삶의 궤적이 비슷하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경쟁자인 윤 후보를 겨냥한 듯 "세상을 배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책이나 이야기를 통한 것과 직접 살아보고 경험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타임 인터넷판 캡처
타임 인터넷판 캡처
타임은 현재 한국의 대선에 대해 "지금까지 추잡한 선거운동(grubby campaign)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아들의 불법 도박 문제와 부인 김혜경 씨의 불법 의전, 법인카드 유용 문제 등에 대해 사과한 사실을 언급했다.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과 주가 조작의혹, 주술 논란도 거론됐다.

타임은 또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스캔들에 연루된 이 후보 주변 인물 3명이 죽음을 맞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캠프는 이들의 죽음이 이 후보와 연관됐다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빠르게 일축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는 지난 1일 찰리 캠벨 타임 동아시아 지국장과 1시간가량 화상으로 진행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국 대선 때마다 당선자를 예측하고 인터뷰를 진행해왔던 타임지가 이 후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한 것은 미국 정가가 이 후보를 가장 강력한 차기 당선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나"라며 "한미 동맹, 외교 안보 등에 있어 안정감 있는 지도자라는 미국 정가의 평가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타임은 윤 후보가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